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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아나2’로 보는, 매력적인 여성 캐릭터 애니 BEST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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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모아나'의 한 장면. 사진제공=디즈니
영화 ‘모아나’의 한 장면. 사진제공=디즈니

시대에 따라 다양한 영화가 묘사하는 캐릭터의 모습도 달라지기 마련이다. 특히 여성 캐릭터는 많은 변화를 겪어왔다. 근대 이후 여성 스스로 주체적인 목소리를 갖게 되면서 더욱 그랬다. 1940년대 필름 누아르 영화에서는 팜파탈, 1960년대를 거치며 과감히 드러낸 욕망 , 1990년대를 경유하며 다채로운 직업 등이 등장했다. 물론 단순히 한 시대로 여성 캐릭터상을 분류하기는 어렵지만, 그들은 그렇게 변화해왔다. 

특히 월트 디즈니 애니메이션 속 여성의 모습은 100여년의 시간 동안 크게 변모해왔다. ‘백설공주와 일곱 난쟁이'(1937), ‘신데렐라'(1950), ‘잠자는 숲속의 공주'(1959)에서 ‘인어공주'(1989), ‘알라딘'(1992), ‘포카혼타스'(1995)로 이어지는 사이 변곡점이기도 했다. 그들은 왕자의 도움으로 고난을 극복하는 전형적인 공주가 아니라 자신의 테두리 안에 있는 사람들을 지키고 움직이는 여성 캐릭터로 자리잡아왔다. 1990년대 들어서면서 디즈니는 평면적인 형태의 여성상이 아니라 더욱 주체적이고 입체적인 형태로 여성을 그려냈다. 

27일 개봉한 디즈니 애니메이션 영화 ‘모아나’ 시리즈의 여주인공 모아나도 그러하다. 2016년 1편 속 모투누이섬 부족장의 딸인 모아나는 섬의 저주를 풀기 위해 마우이와 함께 긴 여정을 떠난다. 구릿빛 피부와 당당함이 매력적인 모아나는 위기나 실패 앞에 주저하지도, 슬퍼하지도 않는다. 그런 점에서 사랑이라는 테마를 통해 자아를 찾아왔던 디즈니의 여성상과 모아나는 확연히 다르다.

8년 만에 돌아온 2편에서 폭풍의 신 날로의 저주에 걸려 사라진 고대의 섬 모투페투를 찾기 위해 또다시 항해에 나서는 모아나와 함께 보면 좋을 애니메이션의 여성 캐릭터를 소개한다. 굳은 의지로 위기 상황에도 굴하지 않는 여성 캐릭터 모아나처럼 자신의 인생을 개척해나가는 이들의 모습이 담겨 있다. 

#’뮬란'(1998년 / 감독 토니 밴크로프트·베리 쿡 / 제작 월트 디즈니 / 다시 보기 : 네이버 시리즈온·웨이브·U+모바일tv·애플TV)

영화 '뮬란'의 한 장면. 사진제공=디즈니
영화 ‘뮬란’의 한 장면. 사진제공=디즈니

1990년대 디즈니의 새로운 시도와 시선이 녹여든 작품이다. 디즈니 애니메이션 최초로 동양을 배경으로 자신의 삶을 개척해가는 여성의 모습을 보여준다. 파씨 가문의 외동딸인 뮬란은 세상이 요구하는 조신하고 참한 전형적인 여성상과는 거리가 멀다.

세상살이에 대한 호기심도 많고, 틀에 얽매이지 않는 뮬란의 통통 튀는 성격이 집안에서는 늘 걱정거리다. 매파의 인정을 받아야 좋은 집안으로 시집을 갈 수 있기에 뮬란은 자신의 걸음걸이부터 새로 익히고, 차를 운반하는 방법까지 배운다. 하지만 뮬란에게는 맞지 않는 옷이 되어 늘 실수 연발이다. 

“Who is that girl I see, Staring straight back at me”(내가 보고 있는 저 소녀는 누굴까? 내 뒤에서 날 똑바로 쳐다보고 있어).

삽입곡 ‘리플렉션(Reflection)’은 세상이 바라는 ‘나’와 내가 원하는 ‘나’ 사이에서 갈등하는 뮬란의 마음이 담겨 있다. 그런 뮬란의 삶은 새로운 옷을 입으면서 변화한다. 훈족의 침입으로 인해 국정이 혼란스러워지면서 왕은 전국에 입영통지서를 배부한다. 몸이 아픈 뮬란의 아버지는 징집 대상이 된다. 하지만 뮬란은 아버지의 갑옷을 대신 입고 몰래 집을 빠져나가 군에 들어간다. 

뮬란은 남성 훈련병들과 함께 무기를 익히고 싸워나가면서 ‘나’로서 존재하게 된다. 위기 상황에 놓인 자신의 군을 위해 뮬란 대포 하나를 들고 설원으로 달려가 절벽을 향해 쏜다. 훈족에 비해 수적 열세인 군대는 그의 기지로 어려움을 벗어난다. 뮬란은 시대가 바라는 규격 안에 자신을 우겨넣지도 않는다.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고 잘하는지 경험하면서 전형적인 옷이 아닌 새로운 옷을 입는다.

#’겨울왕국’ 시리즈 (1편 2013년 / 2편 2019년 / 감독 크리스벅·제니퍼 리 / 제작 월트 디즈니 /다시 보기 : 네이버 시리즈온·웨이브·U+모바일tv·애플TV·쿠팡플레이)

영화 '겨울왕국'의 안나(왼쪽부터)와 엘사. 사진제공=디즈니
영화 ‘겨울왕국’의 안나(왼쪽부터)와 엘사. 사진제공=디즈니

딱 이맘 때면 생각나는 영화. 거센 추위와 키만큼 하얗게 쌓인 눈을 볼 때면, 어디선아 ‘아아~ 아아~’라며 노래를 부르는 소녀가 떠오른다. 노래 ‘렛 잇 고(Let it go)’ 신드롬으로 더 추억되는 작품이다.  2013년 개봉한 1편에 이어 2019년 2편으로 관객들을 만났다. 2027년 3편을 개봉할 예정이다. 주인공 엘사가 그대로 자신을 인정하고 드러내는 성장 안에서 기존의 디즈니가 보여준 공주 캐릭터의 전형성을 깼다.

눈 덮인 설원을 배경으로 아렌델 왕국의 두 자매 엘사와 안나에 집중한다. 이들은 자신들을 가로막는 단단한 벽을 깨부수고 살얼음처럼 차가운 관계도 복원한다. 언니 엘사는 모든 것을 얼려버리는 비밀스러운 힘으로 인해 스스로 무엇에든 주춤거리는 인물이다. 친구처럼 살가웠던 동생에게마저 비밀을 밝힐 수 없다. 자신의 비밀을 아는 부모님은 사고로 세상을 떠나고, 엘사는 자신의 손을 장갑으로 덮은 채 아렌델의 여왕으로 즉위한다. 대화가 줄어들수록, 속마음을 털어놓지 못할수록 자매의 거리는 점차 멀어진다. 

엘사가 “Can’t hold it back any more”(더 이상은 숨길 수 없어)라면서 감춰왔던 자신의 능력을 분출하고 질주하는 장면은 인상적이다. 안나 역시 누군가에게 속박되거나 도움을 받는 것이 아니라 위험에 빠진 언니를 구하기 위해 행동하며 주체적 여성의 모습을 보여준다.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2001년 / 감독 미야자키 하야오 / 제작 스튜디오 지브리 / 다시 보기 : 네이버 시리즈온·웨이브·U+모바일tv·쿠팡플레이·넷플릭스)

영화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의 한 장면. 사진제공=지브리 스튜디오
영화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의 한 장면. 사진제공=지브리 스튜디오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대표작. 원래 살던 지역을 떠나 이사를 가던 치히로의 가족이 수상한 터널을 지나가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치히로의 부모는 수상한 골목에서 파는 음식을 먹고는 돼지로 변해버리고, 치히로는 가족을 본래의 모습으로 되돌리며 다시 인간 세상으로 돌아가기 위해 사투한다. 

소년 하쿠의 도움을 받아 온천여관에서 일하게 된 치히로는 유바바에 의해 자신의 이름을 빼앗긴다. 치히로(ちひろ)라는 이름에서 글자가 지워진 센(千)이 되는데, 하쿠는 유바바에게 이름을 빼앗기면 절대 인간 세계로 돌아갈 수 없고 자신의 정체성을 망각하게 된다고 말한다. 때문에 치히로는 유바바가 내민 계약서에 본명을 다르게 기입하고 이름을 끝까지 기억하려 애쓴다. 

인간 세계로 돌아가기 위해 궂은 일도 도맡으며 애쓰는 치히로의 모습은 그저 나약한 소녀가 아니라 자신의 중심이 단단함을 보여준다. 자신을 잃어버리게 할 수도 있는 주변의 온갖 것들에도 흔들리지 않고 차분히 한 발자국씩 자신의 본래 삶을 되찾을 수 있는 길을 찾아나간다. 

#’하울의 움직이는 성’ (2004년 / 감독 미야자키 하야오 / 제작 스튜디오 지브리 / 다시 보기 : 네이버 시리즈온·웨이브·U+모바일tv·쿠팡플레이·넷플릭스)

영화 '하울의 움직이는 성'의 한 장면. 사진제공=지브리 스튜디오
영화 ‘하울의 움직이는 성’의 한 장면. 사진제공=지브리 스튜디오

18살 소녀 소피가 황야의 마녀의 저주에 걸려 90세 노인으로 변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할머니의 외형으로 변한 소피가 우연하게 불꽃 악마 캘시퍼와 함께 마법사 하울을 만나게 되면서 이상하고 기묘한 일들을 겪는다. 

모자 가게에서 일하던 소피는 차분한 모습에 어딘가 애어른 같은 분위기를 풍기는 소녀지만, 자유롭고 방랑자적인 분위기를 풍기는 마법사 하울을 만나 변화해간다. 외롭고 상처가 많은 하울의 곁에서 그를 내밀하게 지켜보며 위로가 되어주기도 하고 자신의 모습을 직면하기도 한다. “하울 난 네가 괴물이라도 널 사랑하겠어”라며 현재 느끼는 감정을 솔직하게 드러내는 당당한 소녀가 되어간다. 

소피의 외형은 중간중간 변화를 겪는다. 90대 할머니의 모습이 되었다 그보다 어려지며 본래 소피의 모습으로 돌아가기도 한다.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은 수동적인 선택을 하던 소피가 진심을 드러내고 자신이 누구인지 귀를 기울이는 순간의 내면적, 외형적 변화를 풀어낸다. 점차 감정 표현에 솔직해지고 과감한 선택을 하는 소피의 모습이 인상적이다. 

#’사랑의 하츄핑'(2024년 / 감독 김수훈 / 제작 SAMG 엔터테인먼트 / 다시 보기 : U+모바일tv, 극장 상영 중)

영화 '사랑의 하츄핑의 한 장면. 사진제공=SAMG ENTERTAINMENT
영화 ‘사랑의 하츄핑의 한 장면. 사진제공=SAMG ENTERTAINMENT

한국 애니메이션 영화. 어린이들 사이에서 일명 ‘티니핑’ 캐릭터들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화제가 됐다. ‘캐치! 티니핑’ 시리즈를 영화화한 작품은 아이를 데리고 극장에 보러 갔다 부모가 울고 나온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인기를 모았다. 물론 익숙하고 전형적인 성장 구조를 띄고 있지만, 하츄핑을 만나러 가기 위한 여주인공 로미의 선택이 매력적이다. 

이모션 왕국의 공주, 10살 로미는 왕국의 관습에 따라 ‘짝꿍 티니핑’을 간절히 찾으려 한다. 왕실 도서관에서 발견한 책에서 우연히 하츄핑을 본 순간부터 로미는 푹 빠져버린다. 하지만 하츄핑은 지금 그곳에 없다. 트러핑의 저주에 걸린 숲에서 살아가기 때문이다. 하츄핑을 만나기 위해 로미는 위험천만한 여정을 떠난다. “처음 본 순간 나는 빠져 버렸어”라며 본인의 마음을 직시하고 결국 행동으로 나서는 로미의 모습은 당돌하면서도 용기 있다. 

어렵게 찾았지만, 하츄핑은 인간을 싫어하는 트퍼핑에게 세뇌를 당한 탓에 쉽게 마음을 열지 않는다. 그럼에도 로미는 하츄핑을 매번 찾아가고, 불이 난 숲속에서도 몸을 던져 구출하기도 한다. 하츄핑과 헤어지는 위기의 순간에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집념의 모습은 자신이 원하는 바를 이루기 위해 계속 앞으로 나아가는 로미의 당찬 캐릭터를 보여준다. 

맥스무비
content@www.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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