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50주년을 맞는 서울독립영화제2024 개막식이 배우 권해효와 류시현의 사회로 11월29일(목) 오후7시 CGV영등포 SCREENX관에서 열렸다.
개막식 첫 순서로 50주년을 맞은 서울독립영화제의 개막식을 위해 특별히 제작한 박세영 감독의 서울독립영화제 트레일러가 상영되었다.
서울독립영화제 트레일러는 서울독립영화제의 지난 50년을 ‘장시간 노출 사진’ 기법을 통해 하나의 프레임으로 응축한 독창적인 영상아카이브 트레일러로 스크린X관의 전면 스크린을 넘어 양쪽 벽면까지 총 3면을 활용한 상영 포맷으로 선 보였다. 영화제 기간(11월28일 – 12월6일)에 영화제 트레일러로 사용되어 관객들과 만난다.
이어 구교환 감독이 이옥섭 감독과 연출한 올해 개막영상 「플라이 투 더 스카이」가 상영되었다. 이 영상은 서울독립영화제2015의 슬로건 ‘독립사이다’를 주제로 연출한 영화로 제14회 아시아나국제단편영화제에서 국내 대상을 수상했다.
구교환 감독은 “이 개막 영상은 제가 너무 좋아하는 누나의 50번째 생일을 축하하는 마음으로 정성 들여 만들었다”는 소감을 전했고 영상에 출연한 김소율 배우는 “즐거운 환경에서 촬영을 진행했다. 재미있게 즐겨 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영화진 흥위원회 한상준 위원장과 한국독립영화협회 백재호 대표의 개막선언과 서울독립영화제 김동현 집행위원장의 인사가 이어지고 경쟁부문 심사위원이 소개되었다.
경쟁부문 본선 심사위원으로는 ‘배우 프로젝트’를 주관한 권해효와 조윤희를 비롯해 「밀수」 「천박사 퇴마 연구소: 설경의 비밀」 「리볼버」 등의 작품에서 한계 없는 연기력을 선보인 김종수, 배우 겸 감독으로 활약을 펼치고 있는 「장르만 로맨스」의 조은지, 올해로 심사위원 3년차인 「낮은 목소리」 시리즈, 「화차」의 변영주 감독이 참여한다.
서울독립영화제 김동현 집행위원장은 “40주년을 조영각 선배님과 같이 했었는데, 어느덧 50주년까지 오게 될 줄은 몰랐다. 힘들었지만 뿌듯하고 즐겁게 많은 것들을 준비했다”며 “50주년 기념 책을 제작해 1975년부터 2023년까지 상영됐었던 작품들 중 100편을 선정한 ‘독립영화 100선’을 발표했다. 독립영화의 역사들을 찾아가는 하나의 경로라고 생각해주시길 바란다”고 인사했다.
이어 「백현진쑈 문명의 끝」의 박경근 감독은 “이렇게 개막작으로 선정될 줄 몰랐다”며 “영화를 만들려고 처음부터 기획한 것은 아니지만 결과물이 나와서 관객분들이 어떻게 볼지 저도 궁금하다”고 말했다.
박경근 감독은 영화 「청계천 메들리」, 「철의 꿈」, 「군대」와 다수의 미술 전시를 통해 독창적 영상 언어를 구사하며 한국 영화와 미술계의 다양성 확장에 기여해 온 감독이다.
주연 배우 백현진은 “영화를 만들자는 의도로 시작한 것은 아니지만 공연이라는 현장성을 전하고 싶었고, 이 작품에 대한 호기심을 해소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직접 보는 것”이라고 소개했다.
이어 “서울독립영화제에 출연했던 영화, 연출했던 영화에 이어 프로듀서로 참석하게 됐다”며 “기후변화로 호모 사피엔스가 멸망하는 그때까지 서울독립영화제가 계속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개막작 「백현진쑈 문명의 끝」은 박경근 감독의 4번째 연출작으로, 싱어송라이터, 음악 프로듀서, 음향 엔지니어, 화가, 설치 미술가, 비디오 아티스트, 퍼포먼스 아티스트, 배우, 시인, 연출가로 활동하는 백현진이 제작과 주연배우를 맡은 영화다.
지난해 동시대 예술가의 실험적 무대를 선보이는 세종문화회관 프로그램 ‘싱크 넥스트(Sync Next) 23’의 12개 공연 중 하나로 선보였던 실험적 연극의 기록 영상에서 출발한 프로젝트다.
새로운 도전을 하는 백현진의 불안정하고 애매모호한 내면을 연출의 핵심요소로 사용해 다큐멘터리나 픽션이라는 장르로 구분할 수 없는 실험적 형식으로 구성한 영화다.
다재다능한 예술가 백현진이 연극 연출에 도전하며 배우들을 혼란에 빠뜨린다. 그의 독특한 연출은 무대 위에서 알 수 없는 상황으로 이어어진다. 사람들의 울부짖음, 한 여자의 독백, 또 다른 여자가 노래를 립싱크하는 장면들이 순서 없이 등장하고, 백현진은 원시인, 가수, 그리고 해설자로 무대에 나타난다.
백현진의 즉흥성과 변주에 조응하는 감독의 연출 방식도 흥미롭지만 공연에 등장하는 무용수, 배우, 음악가, 코미디언 등의 몰입도 충만한 현장 연기도 주목할 만하다.
백현진의 종잡을 수 없는 문상훈과의의 토크쇼, 가수 장기하, 배우 김고은, 김선영, 한예리가 보여주는 격정적이고 폭발하는 에너지로 가득한 무대 연기가 볼만한 작품으로, 올해 50주년을 맞이하는 서울독립영화제가 추구해 온 거침없는 도전과 한국 독립영화의 정신에 잘 부합하는 작품이다.
제50회 서울독립영화제는 11월 28일부터 12월 6일까지 9일간의 본격적인 일정에 돌입한다. 본선 단편경쟁 27편, 본선 장편경쟁 12편, 새로운선택 26편, 페스티벌 초이스 부문 54편과 독립영화 아카이브전 6편, 해외초청 8편, 로컬시네마 13편, 마지막으로 개막작 1편까지 총 147편의 작품이, CGV압구정과 CGV청담씨네시티에서 상영된다.
이번 영화제에선 영화 상영 외에도, 창작자들의 생생한 현장을 들어보는 ‘창작자의 작업실’, 독립영화의 주요 이슈를 논하는 ‘토크포럼’, 한국영상자료원과 함께 독립영화사 속 의미 깊은 작품을 복원하여 상영하는 ‘독립영화 아카이브전’ 등을 마련했고, 영화 상영이후 게스트들과 진행하는 다채로운 ‘시네토크’ 등 다양한 프로그램 이벤트를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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