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년 동안 돌봐온 중증장애 아들을 숨지게 한 60대 아버지에게 징역형이 선고됐다.
대구지법 형사12부(재판장 어재원)은 29일 1급 뇌 병변 장애가 있는 자기 아들(사망 당시 38살)에게 흉기를 휘둘러 숨지게 한 혐의(살인)를 받는 아버지 ㄱ(63)씨에게 징역 3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인간의 생명은 고귀하고 우리 사회와 국가가 최선을 다해 보호해야 할 최고의 가치다. 비록 피해자가 중증 장애에다 삶에 대해 비관적 태도를 보였다고 해도 부모로서 자녀의 처지를 비관해 그 삶을 앗아가는 것은 경위를 불문하고 결코 정당화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사건 당시 피고인과 피해자 등이 처한 상황을 보면, 피해자의 건강 상태가 더 악화했거나 양육 및 간호를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범행 방법이 잔인할 뿐만 아니라 아들은 죽음을 예상치 못한 채 극심한 고통 속에서 삶을 마감했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ㄱ씨는 지난해 10월 대구시 남구 자신의 집에서 아들을 흉기로 수차례 찔러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범행 뒤 ㄱ씨는 스스로 극단적인 선택을 했지만, 의식불명 상태로 아내에게 발견됐다가 현재는 건강을 회복했다.
ㄱ씨는 지적장애 장애로 태어난 아들을 양육하던 중 지난 2014년 뇌출혈로 1급 뇌병변 장애 상태가 되자 하던 일을 그만두고 직접 간병에 나섰다. 그러다 2021년 3월 교통사고로 돌봄이 힘들게 되자 아들에게 여러 차례 ‘같이 죽자’는 말을 들어왔다.
그의 아내와 가족, 장애인 지원단 등은 재판부에 ㄱ씨의 선처를 탄원했다.
한겨레/김규현 기자 / webmaster@huffingto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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