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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인이여, 또 다시 ‘기레기’가 되지 맙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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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12월3일 밤 서울역에 관련 뉴스가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12월3일 밤 서울역에 관련 뉴스가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는 명백히 헌법을 위반한 내란이며 반란이라는 것이 나의 판단이다. 비상계엄이 위헌, 위법했다는 점에서는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도 동의하고 있다. 그러나 불법을 해소하는 방법에서 한동훈은 자신의 방법을 제시했다.

한덕수 국무총리와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의 공동담화에서 한동훈 대표가 반복적으로 사용한 표현이 있다. “질서 있는 퇴진”이다. 세번 등장한 것 같다. 심각한 위기 상황에서 질서는 시급히 회복되어야 할 대상이고 목적인데, 한동훈은 질서를 수단으로 표현하고 있었다. 내 느낌으로 한동훈의 속내는 ‘내가 앞으로 제시하는 방법이 질서이고, 그 어려운 일을 내가 해 낼 것이다’였다. 이는 한동훈이 만들고 싶어하는 프레임이다.

이 얘기를 하는 것은 언론의 책임과 윤리를 얘기하기 위해서다.

윤석열과 한동훈 그리고 국민의힘은 앞으로 ‘질서 있는 퇴진’이 ‘당장 퇴진이 질서’라는 시민의 요구와 비슷한 무게를 갖는 것으로 보이게 하기 위해서 모든 수단을 동원할 것이며, 가장 유력한 수단으로 언론을 생각할 것이다. ‘질서’와 비슷한 뉘앙스의 ‘연착륙’, ‘안정’ 표현도 빈번히 등장하고 있다. 가늠하기는 어렵지만 언론이 이를 따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역사적 교훈이다.

저널리즘에서 “언론인은 사실만을 진실되게 보도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사실에 대한 진실을 보도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지적은 고전에 속한다. 언론인은 사실로는 정확하지만 본질적으로는 진실이 아닐 가능성을 경계하며, 정보의 추이와 해석을 제공함으로써 진실 보도에 보다 가까워진다는 의미이다. ‘한동훈의 언급을 인용했을 뿐’이라는 변명은 통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무엇이 ‘질서’인지 사실을 따져 봐야 한다.

한동훈 식의 시간을 갖고 퇴진하는 것은 윤석열과 내란 세력, 그리고 한동훈에게는 질서이고 이득이다. 한동훈 식 ‘질서’에 대한 사실이다. 엄밀히 말하면 ‘질서 있는 퇴진’이 아니라 ‘시간 끌기 퇴진’이다.

그러나 국민의 입장에서는 다르다.

장기적으로 국가신인도 하락, 외국인 투자 이탈, 기업 투자 위축 등이 우려된다. 쿠데타와 민주화운동, 탄핵이 반복되면서 민주주의는 또 위기에 직면했고 민주주의 가치는 훼손되고 있다. 단기적으로는 행정부가 마비 상태로 제기능을 못하고 있고 공공부문 종사자들의 충성심도 저하되고 있다. 소비심리가 위축되고 내수 경기가 악화되면 자영업자에게는 엄청난 치명타가 될 것이다. 일부는 이미 현실이 되고 있다.

헌정 질서 회복의 시급성, 경제·외교적 위기 심화 우려, 추가적인 위헌적 행위 가능성 등 어느 것 하나를 검토해도 시간 끌기 퇴진은 질서가 아니다. 국민에게는 당장 퇴진이 질서이다.

그럼에도 ‘인용 보도’라며 한동훈 식 프레임을 반복하는 언론이 있다.

▲ 12월8일 오전 한덕수 국무총리(왼쪽)와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국민의힘 당사 강당에서 대국민 공동 담화를 했다. 사진=국민의힘 홈페이지
▲ 12월8일 오전 한덕수 국무총리(왼쪽)와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국민의힘 당사 강당에서 대국민 공동 담화를 했다. 사진=국민의힘 홈페이지

정확성이 떨어지고 진실과 동떨어진 보도를 ‘오보’라고 한다. 오보의 원인은 두 가지다. ‘실수’와 ‘거짓말’이다.

언론 자유는 실험적이다. 오류와 시행착오를 포함하는 실험이다. 그래서 언론 자유는 실수를 저지를 권리까지 포함한다. 그러나 고의적인 수단으로써 거짓말을 할 권리까지는 포함하지 않는다. 거짓말은 ‘허위 뉴스’ 또는 ‘기만적 오보’이다.

“거짓말쟁이이거나 자신의 정치적 판단을 포기하고 매수되거나, 증오심에 불을 지르는 부정적인 언론”(허친스 위원회)은 언론 자유를 주장할 수 없다. 즉, 사실이 아님을 알면서도 정치적 선동과 상업적 이익을 위해 보도함으로써 국민의 이익을 침해한 언론은 법적 관용의 대상이 될 수 없다.

국민이 거짓말을 실수라고 변명한다고 넘어가 줘서는 안 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국가 위기 상황에서 국민은 개별 언론에게 물어야 한다.

조선일보는 한국 민주주의 발전에 기여하는가?
KBS는 한국 민주주의 발전에 기여하는가?
MBC는 한국 민주주의 발전에 기여하는가?

제발 세월호 참사 당시의 기레기 오명을 되풀이 하지 않기를 바란다.

미디어오늘
content@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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