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배드민턴협회가 주최한 파리 올림픽 메달리스트 포상식에 안세영이 불참했다.
지난달 30일 오후, 대한배드민턴협회는 경남 밀양 아리나호텔에서 2024 파리 올림픽 포상식을 진행했다. 이날 여자 단식 금메달리스트인 안세영(삼성생명)은 1억원의 상금을, 혼합복식 은메달리스트인 김원호(삼성생명)와 정나은(화순군청)은 각각 5000만원의 상금을 지급했다.
안세영은 부상 치료와 개인 일정 때문에 행사에 참석하지 못했다. 1996 애틀랜타 올림픽 배드민턴 혼합복식 금메달리스트인 길영아 삼성생명 감독이 대신 상을 받았다. 길 감독의 아들인 김원호도 군사 훈련 일정으로 불참했으며, 삼성생명이 대신 상을 수여했다. 포상식에 참석한 파리 올림픽 메달리스트는 정나은 한 명뿐이었다.
안세영은 부상 관리, 훈련 방식, 의사결정 체계 등을 두고 배드민턴협회와 갈등을 겪어왔다. 파리 올림픽 이후에는 협회에 대한 강한 비판을 남긴 뒤 침묵을 지켜왔다. 그러다 지난달 26일 2024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월드투어 슈퍼 750 중국 마스터스에서 우승한 뒤 “선수로서 목표를 찾았고, 선수로서 뭘 해야 하는지 제대로 깨달았다”고 밝힌 바 있다.
안세영과 불편한 기류가 감지된 김학균 감독은 대표팀 선수들과 함께 포상식에 참석했다. 김 감독과 코칭스태프 8명도 기념패를 받았다. 김 감독은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안세영과 관련된 문제에 대해선 여러 상황을 기다려야 한다”며 “시간이 필요하고, 우리도 다가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서로 조금 더 적극적으로 노력해야 할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시상자로 나선 김택규 협회장은 축사에서 “배드민턴이 모든 이들에게 사랑받는 종목이 되기를 바란다”며 “협회는 선수들이 최고의 기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 선수들의 꿈과 열정을 응원하며 함께 성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안세영의 불참에 대해서는 별도로 언급하지 않았다.
배드민턴협회는 이번 포상식을 통해 행정과 운영의 갈등을 봉합하고자 했으나, 안세영의 불참으로 그 뜻을 완전히 이루지 못했다. 협회는 시상식 전에 안세영의 올림픽 활약을 담은 영상을 상영했다. 참석자들은 안세영의 금메달 획득 순간을 지켜보며 박수를 보냈다.
한편, 이번 행사를 주관한 김택규 회장은 지난달 28일 경찰의 강제 수사를 받았다. 경찰은 배드민턴협회가 보조금법을 위반해 셔틀콕 등 후원 물품을 부당하게 배분한 의혹을 조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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