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상암 노찬혁 기자] 포항 스틸러스 정재희가 지난 시즌 결승전에 출전하지 못한 한을 풀어냈다.
포항은 지난달 3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4 하나은행 코리아컵’ 결승전 울산 HD와의 경기에서 연장전 승부 끝에 3-1로 승리했다. 정재희는 선발 출전해 83분을 뛰며 1골을 기록했고 코리아컵 득점왕에 올랐다.
울산이 전반 37분 만에 주민규의 선취골이 터지며 리드를 잡았다. 그러나 포항은 후반 24분 정재희가 해결사로 나섰다. 정재희는 우측 측면에서 안쪽으로 파고든 뒤 왼발 슈팅을 시도했고, 이청용의 몸에 맞고 굴절돼 동점골로 연결됐다.
정재희의 골로 포항은 승부를 연장으로 끌고 갔다. 포항은 연장전에서 경기를 끝냈다. 연장 후반 7분 김종우의 크로스를 받은 김인성이 결승골을 터뜨렸고, 연장 후반전 추가시간 강현제가 승부에 쐐기를 박으며 포항이 3-1로 승리했다.
경기가 끝난 뒤 믹스트존에서 만난 정재희는 “일단 솔직히 내가 잘해서 우승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팀원들이 다 잘해줬기 때문에 우승할 수 있었다. 운이 많이 따랐다고 생각하고 그 운이 팀에 돌아와 우승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골장면에 대해서는 “안으로 밀고 들어갔는데 왼발이어도 때려야겠다고 생각했다. 공이 힘 있게 날아가지 않아서 아쉬워했다. 앞에 사람이 많아 잘 보이지 않았는데 갑자기 환호를 하면서 나한테 뛰어오길래 ‘들어갔구나’ 깨달아서 뒤늦게 좋아했다”고 말했다.
정재희는 추가 득점 찬스를 놓친 것에 대해 미안함을 전했다. 후반 26분 조르지의 땅볼 크로스 이후 정재희가 프리찬스에서 때린 슈팅이 골대를 벗어났다. 정재희는 “조르지가 사이드를 무너뜨렸는데 내가 좀 늦게 올라갔다. 정확히 차야 하는데 공이 늦게 맞는 느낌이 나더라. 그걸 넣었다면 90분 안에 끝낼 수 있었는데 팀원들한테 많이 미안했다”고 언급했다.
사실 정재희는 지난 시즌 코리아컵 결승전에 출전하지 못하는 아픔을 겪었다. 당시 정재희는 햄스트링 부상으로 인해 명단에서 제외됐고, 포항이 우승하는 모습을 밖에서 지켜봐야 했다. 절치부심 올 시즌을 준비한 정재희는 마침내 결승전에 선발 출전했고, 득점왕(4골)에 오르며 포항의 우승을 견인했다.
정재희는 “올 시즌 처음 목표가 이제 부상 없이 시즌을 마치는 것이었는데 돌아보면 축구 인생 통틀어 몸 관리가 잘된 시즌인 것 같다”며 “계속 관리하고 있다. 지난해 결승에서 못 뛰어 아쉬웠는데 이제 그 한을 풀 수 있어 다행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정재희는 꾸준히 식단을 조절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올해 밀가루, 튀김, 탄산, 초콜릿을 모두 끊었다. 취재진이 ‘우승한 날 하루 정도는 밀가루를 먹어도 되지 않겠냐’고 묻자 정재희는 “먹고 싶은데 불안해서 못 먹겠다. 이대로 계속 가면 은퇴할 때까지 못 먹지 않을까 싶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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