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창동 감독이 8년 만에 내놓은 신작 ‘가능한 사랑’으로 언론과 관객 양쪽에서 고른 호평을 받고 있다. 지난 7월 개봉한 나홍진 감독의 ‘호프’는 국내 언론과 관객 사이에서 호불호가 강하게 나뉘었지만 ‘가능한 사랑’은 비교적 한목소리로 좋은 평가를 얻고 있는 것이다. 이 영화는 83회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 처음 공개됐을 때 7분 동안 기립박수를 받았다. 이에 국제영화비평가연맹상을 받았고 은사자상-심사위원대상까지 차지했다. 현재 일부 극장에서 상영 중인 ‘가능한 사랑’이 좋은 평가를 받는 이유를 3가지로 정리했다.

■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두 부부의 이야기
‘가능한 사랑’은 두 부부가 만나며 벌어지는 이야기다. 한쪽은 회사에서 해고된 노동자 호석(설경구 분)과 그의 아내 미옥(전도연 분)이다. 다른 한쪽은 다큐멘터리 감독 예지(조여정 분)와 그녀의 사업가 남편 상우(조인성 분)다. 네 사람은 예지가 연출하는 다큐멘터리를 찍기 위해 만났다. 그 과정에서 서로 전혀 다른 삶을 들여다보고 각자 숨겨온 욕망과 마주하게 된다.
사는 형편도 처지도 다른 두 부부가 대화를 나누고 서로에 대해 알아갈수록 생각과 마음, 행동이 요동친다. 관객은 어느 한 인물의 편에 서기보다 네 사람 모두의 속마음을 따라가게 된다. 특정 계층의 이야기로 끝나지 않고 인간관계 전반으로 넓게 읽을 수 있는 점이 폭넓은 공감을 이끌어냈다.

■ ‘인간을 이해하는 영화’라는 변치 않는 질문
이창동 감독은 오랫동안 한 가지 질문에 매달려 왔다. 바로 ‘인간은 어떤 존재인가’다. 그는 최근 수상 소감에서 “영화야말로 인간을 가장 잘 이해하게 해주는 매체라고 생각했고 인간을 이해하기 위해 영화를 만들어 왔다”고 말했다.
다만 이 감독은 “영화를 만들수록 인간이라는 존재가 얼마나 이해하기 어려운지를 더 알게 됐다”고 털어놨다. 답을 내리기보다 질문을 끝까지 붙든 것. 이 감독의 일관된 작가정신이 이번 작품에서도 그대로 이어졌다는 점이 관객들의 높은 점수로 연결됐다는 평가다.

■ AI 시대에 던진 묵직한 메시지
‘가능한 사랑’이 지금 주목받는 또 다른 이유는 시대와 맞닿은 메시지에 있다. 이 감독은 “자아가 없는 AI가 점점 인간의 자리를 대신하고 인간 자신도 점점 자아를 잃어가는 것처럼 보이는 시대”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영화는 여전히 우리가 이해하지 못하는 인간에 대해 이야기해야 한다”며 ‘가능한 사랑’을 그런 작은 시도라고 소개했다.
기술이 빠르게 사람의 일을 대신하는 요즘 인간다움을 묻는 이야기라는 점에서 관객에게 남다른 울림을 남겼다. 이창동 감독은 로저 에버트상을 받으며 “앞으로도 영화를 계속 만들라는 격려로 받아들이겠다”고 밝혔다. 또 영화 제작을 지원한 넷플릭스와 함께한 스태프와 배우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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