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로 불어난 재정 부담을 줄이기 위해 서방 투자자와 자국 기업·개인을 상대로 추가 증세를 추진한다.
25일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러시아 재무부는 전날 공개한 2027~2029년 예산안과 세법 개정안에서 이른바 ‘비우호국’ 투자자 등의 배당소득에 적용되는 세율을 현행 15%에서 35%로 높이는 방안을 제시했다.
인상 대상은 비거주자에게 지급되는 배당 가운데 러시아 내 특별 ‘C계좌’로 들어가는 자금이다. C계좌는 서방 제재에 대한 러시아의 대응 조치로 만들어진 특별 계좌로, 외국인 투자자가 러시아에서 얻은 배당이나 금융자산 매각 대금 등이 묶여 있다. 해외로 돈을 옮기려면 러시아 당국의 승인이 필요하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유럽연합(EU) 회원국과 영국, 미국 등 다수의 서방 국가를 ‘비우호국’으로 지정했다. 이번 세율 인상이 현실화하면 러시아 내 자금을 회수하지 못한 서방 투자자들의 부담은 더 커질 전망이다.
러시아 국내 기업에도 추가 세금이 부과될 예정이다.
재무부는 올해 세계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추가 수익을 낸 일부 광업·금속 기업에 일종의 횡재세를 물리는 방안을 내놨다. 금 생산업체에는 추가 수익의 20%, 일부 비철금속·비료 등 생산업체에는 30%의 세율을 적용한다.
개인에 대한 과세도 강화한다. 은행 예금 이자와 주식·부동산 매각 수익 등 이른바 ‘수동적 소득’을 기존보다 폭넓게 누진소득세 과세 대상에 포함하는 방안이 개정안에 담겼다.
잇단 증세는 우크라이나 전쟁이 5년 차로 접어들면서 러시아의 재정 압박이 커진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러시아는 침공 이후 국방·안보 지출을 늘리면서 개인소득세 누진제를 확대하고 부가가치세를 올리는 등 세 부담을 지속적으로 높여왔다.
그럼에도 올해 러시아의 재정적자는 국내총생산(GDP)의 약 3%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당초 목표였던 1.6%보다 크게 늘어난 수준이다. 러시아 정부는 2027년부터 3년간 적자 규모를 GDP의 약 2% 수준으로 낮추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러시아 재무부는 새 예산안에서 국방과 안보를 ‘전략적 우선순위’로 규정했다. 확보한 재원은 군에 필요한 무기와 장비를 공급하고 방산기업을 현대화하는 데 투입한다는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세제 개편이 개별 세목의 세수 효과보다 러시아 정부가 추가 재원을 확보할 수 있는 영역을 광범위하게 찾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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