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선발 히구치, 한국 타선 상대로 7이닝 무실점 호투
2루 진루로 허락하지 않은 히구치 “한국 상대로 자신감”

김도영·노시환·문보경 등 올스타 타선을 구성한 한국 야구대표팀이 ‘실업팀’ 선발 히구치 신(24) 앞에서 고개를 숙였다.
류지현 감독이 이끄는 한국 야구대표팀은 25일 일본 아이치현에 위치한 도요하시시민야구장에서 펼쳐진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슈퍼라운드 1차전에서 마운드 공략 실패와 3개의 병살타 등으로 0-5 참패했다.
프로 선수의 아시안게임 참가가 허용된 1998 방콕 대회 이후 한국이 아시안게임에서 일본에 패한 것은 2006년 도하 예선(7-10 패배) 이후 20년 만이다.
선발 히구치를 공략하지 못한 게 결정적 패인이다. 히구치는 오전에는 회사에서 일하고, 오후에는 글러브를 끼는 좌완 투수다. 류지현 감독도 잘 파악하고 있는 경계대상이었다. 류 감독은 경기 후 “히구치라는 투수가 가장 세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많이 준비했는데 이런 결과가 나와서 분하다”고 말했다.
히구치는 한국 타선을 상대로 7이닝 4피안타 4탈삼진 무실점 호투했다. 평균 스피드 145㎞의 패스트볼을 비롯해 커브, 슬라이더, 체인지업을 앞세워 한국 타선을 농락했다. KBO리그 MVP 김도영을 상대로 2개의 삼진을 잡았고, KBO리그가 자랑하는 거포 노시환을 상대로 2개의 병살타를 유도했다. 볼넷은 1개도 없었다.
결승에 오르면 만날 상대로 여겼는데 21일 중국전(6이닝 1실점) 등판 뒤 고작 3일 쉬고 또 선발로 마운드에 올랐다. 그럼에도 공 끝에 힘이 있었다. 4개의 안타를 허용했지만 병살타 유도로 위기를 넘기면서 2루 진루조차 허락하지 않았다. 물론 히구치는 일본프로야구(NPB) 신인 드래프트 유력 지명 후보로 불릴 정도의 유망주로 분류되지만, 엄연히 현재 신분은 직장인이다. 그런 투수가 KBO 올스타를 상대로 호투를 펼쳤다.
히구치는 경기 후 일본 취재진 앞에서 “프로 선수들로 넘치는 한국은 정말 강한 전력을 보유한 팀”이라면서 “그런 팀을 상대로 경기를 치렀는데 우리가 이겼다. 우리의 수준을 확인할 수 있는 기회”라고 말했다.
이어 “한국 타자들은 위협적인 스윙을 했다. 그것을 두려워하며 내가 피한다면 오히려 더 고전할 것 같았다. 그래서 적극적인 승부를 펼쳤는데 좋은 결과가 나왔다”며 웃었다.
히구치에 막힌 한국은 ‘아시안게임 5연패’를 향해 불편한 길을 걷게 됐다.
객관적인 전력과 이번 대회에서의 성적을 종합했을 때, 경우의 수를 따지지 않더라도 26일 중국전에서 이기면 결승 진출이 유력하다. 하지만 일본전 패배로 결승 진출을 확정하지 못하고, 중국전에 선발 최민석 카드를 쓰는 등 전력을 다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히구치 공략에 실패한 대가다.

©(주) 데일리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