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의 인공지능(AI) 개인 에이전트 ‘뮤즈(Muse)’가 사용하지 않는 구독 서비스를 자동으로 파악해 해지하는 기능을 제공하면서, 소비자의 ‘관성적 결제’에 의존해 온 기존 구독경제 수익 구조에 변화가 예상된다.

28일(현지시각) CNBC 등 주요 외신 보도를 종합하면 메타가 이달 출시한 AI 에이전트 뮤즈는 이용자의 반복 결제 내역을 분석해 미사용 구독 서비스를 찾아내고 해지 절차까지 대신 처리한다. CNBC는 구독 업체의 매출 상당 부분이 가입 사실을 잊거나 해지를 미루는 소비자의 관성에 기인하는 만큼, 뮤즈와 같은 AI의 개입이 업계 수익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했다.
실제 닐 마호니 스탠퍼드대 경제학 교수 연구진이 2025년 미국경제리뷰에 발표한 논문을 살펴보면 소비자가 구독 유지 여부를 강제로 결정해야 하는 상황에 놓일 경우 해지율은 평소보다 4배 높아졌다. 연구진은 소비자의 망각과 번거로운 해지 절차 등 이른바 ‘관성’ 요인이 판매자의 매출을 두 배가량 부풀리는 효과가 있다고 추산했다.
이러한 관성 결제 시장 규모는 지속적으로 커지고 있다. 마스터카드와 FT스트래티지스가 지난 4월 발표한 조사에 따르면 미국 소비자의 44%가 2025년 구독 지출을 전년 대비 늘렸다. 미국 소비자의 연평균 구독 지출액은 1887달러(약 257만 원)에 달한다. 특히 조사 대상 구독 업체의 절반 이상은 전체 가입자의 10% 이상이 요금만 내고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는 ‘비활성 상태’라고 답했다.
하지만 AI 에이전트의 등장으로 상황이 달라지고 있다. 핀테크 구독 관리 기업 스크라이브업(ScribeUp)에 따르면 최근 1년 새 이용자가 구독 해지를 시도할 확률은 1.8배 증가했다. 현재 스크라이브업 이용자의 반복 결제 건수는 중간값 기준 12개를 넘어선다.
구독 업체들은 가입자 이탈 방어 전략을 수정하고 있다. 해지 절차를 복잡하게 만드는 대신 ‘일시정지’나 ‘요금제 변경’ 등 우회 선택지를 제공하는 방식이다. 구독 관리업체 리컬리(Recurly)가 2200여 개 기업 가입자 7600만 명을 분석한 결과, 해지 전 일시정지 옵션을 도입한 사례는 전년 대비 337% 급증했다. 일시정지를 선택한 이용자의 75%는 추후 서비스를 다시 이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AI를 통한 해지 간소화가 장기적으로 시장을 정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히티 찬드라 자 젠데스크 수석 제품매니저는 “기업들은 해지를 어렵게 만들기보다 이용자가 잔류할 수 있는 유연한 선택지를 제공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닐 마호니 교수 역시 CNBC를 통해 “소비자가 원치 않는 구독을 쉽게 끊을 수 있어야 기업도 가격과 서비스 품질로 본연의 경쟁을 하게 된다”며 “불필요한 지출을 줄여 다른 곳에 소비하는 것은 소비자, 시장, 그리고 양질의 제품을 만드는 기업 모두에게 긍정적인 일”이라고 강조했다.
변인호 기자
jubar@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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