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보험업계가 병원들의 인공지능(AI) 기반 보험금 청구로 인해 최근 2년간 의료비가 9억4200만달러(약 1조2800억원) 급증했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AI 도입 이후 환자의 질환을 실제 진료 내용보다 복잡하게 기록해 보험금을 과다 청구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는 지적이다.

28일(현지시각) 테크크런치와 뉴욕타임스(NYT) 등 주요 외신 보도를 종합하면 미국 블루크로스블루실드협회(BCBSA)는 최근 병원의 보험 청구 내역을 분석한 결과 중증·복잡 질환으로 분류된 환자 수가 급격히 증가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실제 병원이 환자에게 제공한 진료 내용에서는 그에 상응하는 의료적 처치나 변화가 확인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BCBSA는 의료기관이 진단 및 치료 내용을 보험 청구용 코드로 변환(의료 코딩)하는 과정에서 AI 활용을 늘린 것을 주요 원인으로 지목했다. AI를 이용해 환자 상태를 실제보다 더 심각하거나 복잡한 질환 코드로 자동 분류하면 병원이 보험사로부터 더 많은 금액을 지급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BCBSA 측은 “의료 코딩 결과와 실제 치료 내역 사이에 명확한 괴리가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외신들은 이번 사태를 AI가 구조적인 의료비 상승을 부추기는 부작용 사례로 조명했다. 그동안 치료 범위와 보험금 지급 규모를 놓고 갈등을 빚어온 병원과 보험사가 각각 진료비 청구와 심사·삭감 업무에 AI를 동원하면서 양측의 대립이 ‘기술전’ 양상으로 비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루크 초커 BCBSA 수석부사장은 병원 측의 선제적인 AI 청구 관행에 대해 “이는 전쟁이 아니라 (보험사를 겨냥한) 일방적인 학살 수준”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의료 AI 스타트업 ‘어브리지(Abridge)’의 창업자 시브 라오 박사 역시 NYT 인터뷰를 통해 “AI 봇(Bot)과 에이전트들이 수익을 두고 맞붙어 싸우는 디스토피아적 미래로 향할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변인호 기자
jubar@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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