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e스포츠 국가대표팀이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에서 첫 금메달을 획득했습니다. 평균 나이 41.7세의 선수 3명이 대전격투 종목에 출전해 맹활약을 펼친 것이죠. 그야말로 ‘노장의 저력을 보였다’는 평이 잇따랐습니다. ‘무릎’이라는 닉네임으로 유명한 한국 철권 간판 배재민은 경기 직후 “우리도 40대지만 해냈다. 40대들이 이 모습을 보고 힘을 받으셨으면 좋겠다”며 벅찬 소감을 밝혔습니다.
이번 대회에서 대전격투는 철권8, 스트리트 파이터6(SF6), 더 킹 오브 파이터즈 XV(KOF) 세 종목의 성적을 합산하는 단체전 방식으로 치러졌습니다. 한국 대표팀은 이광노(44·KOF), 배재민(41·철권 8), 연제길(39·SF6)로 구성됐습니다. 세 선수는 대회를 앞두고 3주간 합숙하며 강도 높은 훈련 일정을 소화한 끝에 격투 게임 종주국 일본을 꺾고 금메달을 차지했습니다.
일본 e스포츠 대표팀에서는 초등학교 5학년인 11세 구리하라 유키가 ‘뿌요뿌요 챔피언스’ 결승전에서 한국의 강동신을 제압하고 금메달을 획득하면서 역대 최연소 메달리스트가 됐습니다. 뿌요뿌요는 화면 앞에 앉아 젤리 모양 캐릭터를 이어 없애고, 연쇄 공격으로 상대를 압박하는 경기입니다.
이번 대회에서 처음으로 아시안게임 e스포츠 정식 종목이 된 ‘포켓몬 유나이트’에서도 ‘닌텐도 종주국’인 일본이 금메달을 목에 걸었고, 한국 대표팀은 3위로 동메달을 받았습니다. ‘포켓몬 유나이트’는 5명이 한 팀을 이뤄 상대 팀과 겨루는 대전 게임으로, 포켓몬 판 리그오브레전드(LoL·롤)이라고 불리기도 합니다. 포켓몬을 조종해 야생 포켓몬을 잡고 상대 팀 포켓몬을 쓰러뜨리면 점수를 낼 수 있는 에너지를 얻고, 상대 팀 진영의 원형 구역에 들어가 에너지를 점수로 바꾸는 식으로 골을 넣으면서 점수를 올리는 방식입니다.

한국은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11개 e스포츠 종목 중 9개 종목에 선수 41명을 파견했습니다. 현재까지 한국이 e스포츠 종목에서 획득한 메달은 총 4개(금메달 1개, 은메달 1개, 동메달 2개)입니다. 일본도 한국과 마찬가지로 4개(금메달 2개, 은메달 1개, 동메달 1개)이지만 금메달이 하나 더 많아 앞서고 있는 상황입니다.
닌텐도와 소니, 세가, 캡콤, 반다이남코 등 세계적인 게임 기업을 배출한 일본은 그동안 게임은 잘 만들지만 e스포츠와 국제 경기력 측면에서는 한국과 중국에 밀린다는 평가를 받아왔습니다. 그러나 이번 아시안게임 개최를 앞두고 e스포츠를 본격적으로 육성하면서 지금까지 경기가 끝난 6개 종목 기준으로는 일본이 가장 앞서고 있습니다. 지난 2022년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출전한 7개 전 종목에서 메달을 단 한 개도 못 받았던 상황과는 대조적입니다.
중국은 금메달 1개를 획득해 한국과 일본에 뒤처져 있습니다. 중국 e스포츠 대표팀은 앞서 24일 결승전을 치른 ‘나라카: 블레이드포인트’ 종목에서 금메달을 땄습니다. ‘나라카: 블레이드포인트’는 무협풍 근접 전투가 중심인 배틀로얄 게임입니다.
28일 오후 2시를 기준으로 e풋볼, 그란투리스모7, 나라카: 블레이드포인트, 뿌요뿌요 챔피언스, 대전격투, 포켓몬 유나이트 6개 종목이 일정을 마쳤습니다. 경기가 남은 종목은 아너 오브 킹즈, 제5인격,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모바일 레전드: 뱅뱅, LoL 등 총 5개입니다. 한국 대표팀은 모바일 레전드를 제외한 4개 종목에 출전합니다.

현재 가장 이목이 집중되는 종목은 LoL입니다. 지난 2022년 항저우 대회에서 금메달을 차지한 한국 대표팀은 2연패에 도전합니다. 강동훈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에는 ‘페이커’ 이상혁(T1), ‘제우스’ 최우제(한화생명e스포츠), ‘케리아’ 류민석(T1), ‘캐니언’ 김건부(젠지), ‘제카’ 김건우(한화생명e스포츠), ‘구마유시’ 이민형(한화생명e스포츠) 등이 이름을 올렸습니다. 대표팀은 오는 30일 조별예선을 시작으로 사흘간 메달 경쟁을 펼치게 됩니다. 중국과 개최국 일본이 이번 LoL 종목에 출전하지 않아 한국의 금메달 획득이 유력하다는 전망이 나옵니다.
일각에서는 한국 대표팀의 활약이 돋보이면서도 ‘e스포츠 강국’이라는 수식어에는 걸맞는 성적인지는 의문이라는 지적도 나옵니다. 지금까지 일정이 끝난 6개 종목에서 금메달이 1개에 그쳤는데, 이는 한국의 e스포츠 경쟁력이 LoL 등 일부 인기 종목에 쏠려 있기 때문이라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한편 아이치-나고야 대회가 e스포츠의 마지막 무대가 될 전망입니다.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는 이번 대회 이후 e스포츠를 아시안게임 정식 종목에서 제외하기로 결정했습니다. 대신 e스포츠를 별도 대회로 분리하기로 했습니다. 새 대회의 명칭은 ‘아시아 e스포츠·마인드 스포츠 게임’으로, 오는 2027년 쿠웨이트에서 첫 대회가 열립니다. 구체적인 경기 종목과 일정은 추후 공개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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