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라마운트의 워너브라더스 디스커버리(WBD) 인수가 자금 조달과 소송 합의로 속도를 내고 있다. 인수가 마무리되면 영화·TV 제작과 방송,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를 아우르는 대형 미디어 기업이 탄생한다. 디즈니의 미디어 사업에 맞먹는 매출과 두 회사의 콘텐츠를 앞세워 넷플릭스에 도전장을 내미는 것이다.

29일 각 사 발표를 종합하면 파라마운트는 WBD 인수로 2억명 규모의 스트리밍 가입자 기반을 확보할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 3월 인수 설명회에서 제시한 규모다. 넷플릭스가 2025년 말 공개한 유료 가입자 3억2500만명 이상에는 못 미친다. 디즈니가 2025년 9월 기준으로 발표한 디즈니 플러스 1억3160만명과 훌루 6410만명의 합계인 1억9570만명과는 비슷하다.
영화·방송 등을 포함한 전체 매출을 합치면 넷플릭스를 웃돈다. 올해 2분기 파라마운트 매출은 69억1300만달러(약 9조4017억원), WBD는 87억1700만달러(약 11조8551억원)로, 단순 합산액은 156억3000만달러(약 21조3000억원)다. 같은 기간 넷플릭스 매출은 약 125억6000만달러(약 17조1000억원)였다. 디즈니는 6월 27일 끝난 회계연도 3분기 엔터테인먼트·스포츠 부문에서 내부거래를 제외하고 152억8000만달러(약 20조80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파라마운트는 인수 자금 마련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28일(현지시각) 444억달러(약 60조원) 규모의 채권 발행을 추진한다고 발표했다. 앞서 24일에는 75억달러(약 10조원) 규모의 기간대출 조달 절차에 들어갔다. 조달 자금은 WBD 인수와 기존 채무 일부 상환 등에 쓰인다. 인수 계약에서 평가한 WBD의 기업가치는 부채를 포함해 1100억달러(약 150조원)다.
주요 규제 문턱도 넘었다. 파라마운트는 8월 14일 미국 등 68개국에서 합병 계약상 필요한 규제 승인 요건을 충족했다고 밝혔다. 이달 21일에는 인수를 막기 위해 소송을 낸 미국 12개 주 법무장관, 미국작가조합(WGA)과 각각 합의했다. 다만 주정부와의 합의는 법원 승인을 거쳐야 한다.
인수가 끝나면 파라마운트의 OTT ‘파라마운트 플러스’와 WBD의 ‘HBO 맥스’, 파라마운트픽처스와 워너브라더스의 영화·TV 제작 사업, CBS와 CNN 등 방송 사업이 한 그룹에 모인다. ‘해리포터’와 DC, ‘왕좌의 게임’부터 ‘미션 임파서블’, ‘탑건’, ‘트랜스포머’까지 주요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한 영화·TV 사업도 함께 거느리게 된다.
데이비드 엘리슨 파라마운트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올해 3월 인수 설명회에서 “파라마운트 플러스와 HBO 맥스를 하나로 합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결합 이후 가입자 규모가 디즈니와 비슷해져 넷플릭스·아마존 등 대형 사업자와 경쟁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엘리슨 회장은 당시 넷플릭스의 가입자가 3억2500만명이라는 점을 언급하며 “이 사업을 성장시킬 경제적 유인이 충분하며, 이를 위해 콘텐츠에 투자할 것”이라고 말했다.
변인호 기자
jubar@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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