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의 온실가스 배출권이 올해 35만이산화탄소환산톤(tCO2-eq, 이하 t으로 표기) 넘게 부족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동안 쌓아둔 여유분은 바닥난 반면, 정부가 기업에 무상으로 나눠주는 배출권은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부족분을 사들여야 하는 처지인데, 온실가스 배출권 가격은 올 들어 3배가량 뛰어 부담이 커졌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올해 온실가스 배출량을 127만6396t으로 추정했다. SK텔레콤이 정부로부터 무상으로 할당받은 올해 배출권은 91만8993t으로 35만7403t이 부족하다.

온실가스 배출권 거래제는 정부가 일정량 이상의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기업을 대상으로 연간 온실가스 배출 허용량을 할당하고, 여유분 또는 부족분을 거래할 수 있도록 한 제도다. 기업이 할당량보다 덜 배출했다면 여유분을 시장에 팔 수 있다. 할당량보다 더 배출했다면 배출권을 매입해 메워야 하고, 이를 지키지 못하면 과징금을 문다.
SK텔레콤은 2년 전까지 배출권에 여유가 있었다. 2023년 132만7809t의 배출권을 무상으로 받아 114만9239t을 사용했다. 남은 배출권은 일부(7만789t)를 매각하고 나머지를 이월했다. 2024년에도 무상 할당량 133만2500t 중 116만6518t만 썼다. 나머지는 일부(6만3058t)를 매각하고 이월했다.
여유가 사라진 건 지난해 무상 할당량이 줄면서다. 2025년 SK텔레콤이 받은 무상 할당량은 102만1864t으로, 전년(133만2500t)보다 31만636t(23.3%) 줄었다. 이에 따라 정부에 제출해야 할 배출권 124만6142t을 감당하지 못했는데, 부족분은 전년도에서 넘겨받은 배출권으로 메웠다.
올해는 전년도에서 넘겨받은 여유분이 바닥난 상태에서 무상 할당량이 더 줄어, 배출권 매입이 필요한 상황이 됐다. 정부는 올해 배출권 거래제 4차 계획 기간(2026~2030년)을 시작하면서 배출 허용 총량을 3차보다 약 17% 줄였고, 발전 외 업종의 유상 할당 비율을 10%에서 15%로 높였다. 이로써 SK텔레콤의 무상 할당 배출권은 올해 91만8993t으로 전년(102만1864t) 대비 10.1% 더 줄게 됐다. 무상 할당량은 오는 2030년 87만7264t으로 해마다 줄어든다.
반면 SK텔레콤의 온실가스 배출량과 에너지 사용량은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SK텔레콤에 따르면 2019년 대비 2025년 배출량은 약 16.7%, 에너지 사용량은 약 18.6% 증가했다. 통신사는 공장이 없지만 기지국과 네트워크 장비, 데이터센터를 돌리는 데 전력이 들어간다. SK텔레콤 배출량의 약 95%는 스코프1(직접 배출량)이 아닌 스코프2(전력 등 간접 배출량)다.
앞으로 부담은 커질 수 있다. SK브로드밴드를 포함한 SK텔레콤 연결 기준으로 올해 예상 배출량은 194만1339t까지 증가하는데, 무상 할당량은 139만9530t에 그친다. SK텔레콤은 2035년까지 최대 15GW(기가와트) 규모의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를 단계적으로 구축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는데, 전력 사용이 늘면 배출량과 배출권 구매 부담도 함께 커질 수 있다. 실제 SK브로드밴드는 AI 데이터센터 가동으로 인해 온실가스 배출량이 2024년 45만5962t에서 2025년 62만7682t으로 1년 새 37.7% 급증했다. SK브로드밴드는 2025년 양주 데이터센터를 준공하고 판교 데이터센터를 인수했다.
단기적으로는 상승 추세인 배출권 가격도 부담이 될 수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배출권(KAU26) 가격은 이날 기준 톤당 3만50원으로, 연초(1만400원) 대비 3배 가까이 뛰었다. SK텔레콤이 올해 배출권 부족분 35만7403t을 이 가격으로 사들이면 약 107억원이 든다.
SK텔레콤은 에너지 효율화로 대응한다는 입장이다. SK텔레콤은 지난 6월 발간한 기후 보고서에서 “AI 데이터센터 구축에 따른 전력 소요량 증가와 전기 요금 상승 등 시장 부문 요인이 중기·장기에 걸쳐 매우 중요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면서 “온실가스 배출권 가격 상승과 에너지 효율성 관련 규제 강화는 장기로 갈수록 중요도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국내 탄소 배출권 가격은 온실가스 배출 규제가 강화됨에 따라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데이터센터 에너지 효율 개선, 통신 국사 에너지 효율화, 재생에너지 조달 수단 다양화 등으로 대응하겠다고 했다.
근본적으로 AI 데이터센터와 탄소 중립 목표가 양립할 수 있느냐는 물음이 나온다. SK텔레콤은 2050년 탄소 중립를 목표로 내걸었다.
정수종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는 “산업의 녹색 전환과 AI 전환이라는 거대한 두 개의 국가 어젠다가 충돌하고 있어 우려된다”며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NDC)는 멀리 있고 AI 성장은 눈앞에 있다 보니 탄소 중립이 등한시되는데, 두 가지를 어떻게 함께 끌고 갈지 본격적으로 논의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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