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경투데이 = 이하나 기자]
5대 금융지주가 올해 한국 경제의 성장 동력으로 반도체 수출 회복을 일제히 꼽았다.
인공지능(AI) 투자 확대에 따른 메모리 반도체 수요 증가가 수출과 설비투자를 떠받치며 국내 성장률을 끌어올릴 것이라는 전망이다.
다만, 반도체 중심의 성장 구조가 강화되면서 비반도체 제조업과 건설업, 내수 부문과의 온도 차는 더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함께 제기됐다.
20일 KB·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금융지주의 1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각 금융지주는 올해 국내 경제 전망에서 반도체 업황 개선을 가장 중요한 변수로 제시했다.
KB금융은 반도체 수출 호조와 추가경정예산 효과, 민간소비 회복 가능성을 근거로 올해 한국 경제가 양호한 성장 흐름을 보일 것으로 분석했다.
특히, 1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전 분기 대비 1.7% 증가한 점을 들어, 향후 분기 성장세가 둔화되더라도 연간 성장률은 2% 중반대를 기록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신한금융 역시 AI 인프라 투자 확대가 반도체 수요를 자극하고 있으며, 이 흐름이 수출과 설비투자 개선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정부의 재정 투입이 더해질 경우 내수 회복도 점진적으로 나타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놨다.
반도체 수출 증가는 경상수지 개선 기대감도 키우고 있다.
우리금융은 메모리 가격 상승과 수출 물량 증가를 바탕으로 올해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한국은행의 기존 전망치를 웃돌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농협금융과 하나금융도 상품수지를 중심으로 대외수지가 개선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금융권은 성장률 지표가 개선되더라도 국민이 체감하는 경기 회복은 제한적일 수 있다고 봤다.
수출 회복이 반도체에 집중되는 반면, 건설투자 부진과 비반도체 업종의 회복 지연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신한금융은 반도체 업황 개선에도 산업 간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며, 외형적 성장과 체감경기 사이의 괴리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했다.
KB금융도 수출 구조가 특정 산업에 편중돼 있는 점과 중동 전쟁 장기화, 글로벌 무역 갈등 등을 주요 위험 요인으로 제시했다.
금리와 환율 전망도 불확실성이 큰 영역으로 꼽혔다.
KB금융과 하나금융은 한국은행이 신임 총재 취임 이후에도 당분간 기준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고유가와 지정학적 긴장이 물가와 환율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어 섣부른 통화정책 전환이 쉽지 않다는 판단이다.
원/달러 환율은 당분간 높은 수준의 변동성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됐다.
KB금융은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 이상에서 유지될 경우 환율이 1,500원 안팎까지 오를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하나금융도 2분기 원/달러 환율이 1,450원에서 1,520원 사이에서 등락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금융권 안팎에서는 올해 한국 경제가 반도체 호황에 힘입어 지표상 회복세를 보이더라도, 경기 개선 효과가 산업 전반과 가계로 확산되는지가 향후 핵심 관건이 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수출 중심 회복이 내수와 고용, 투자 심리 개선으로 이어지지 못할 경우 성장률과 체감경기의 간극은 쉽게 좁혀지기 어려울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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