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총파업 파국… 글로벌 신인도•공급망 도미노 타격 ‘비상’

삼성전자 노사 협상이 정부의 막판 중재에도 불구, 결국 최종 결렬되면서 대한민국 경제의 핵심 축인 반도체 생산라인이 멈춰 서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임박했다. 대통령과 정부, 정치·경제계 등 사회 각계각층이 파업만은 막아야 한다고 호소했지만, 소용 없었다. 향후 경제 성장률 둔화와 글로벌 경쟁력 약화 등 심각한 홍역이 불가피해졌다는 분석이다.
20일 삼성전자와 노조, 산업계 등에 따르면, 이날 노사 양측은 성과급 지급 기준이란 핵심 쟁점을 넘지 못했다.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초기업노조)는 중앙노동위원회가 제시한 조정안에 대해 노조는 동의했지만, 사측이 끝내 입장을 밝히지 않아 사후조정이 종료됐다며 총파업 돌입을 예고했다.
반면, 사측은 사후조정 종료 직후 입장문을 통해 회사가 성과급 규모와 내용 대부분을 수용했음에도 노조가 적자 사업부에도 사회적으로 용납되기 어려운 규모의 보상 요구를 지속했다며 ‘성과 있는 곳에 보상이 있다’는 회사 경영의 기본 원칙을 정면으로 위배했다고 꼬집었다.
산업계를 비롯한 관계자들은 이번 총파업이 가져올 경제적 타격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시하고 있다. 특히 한국은행이 최근 재정경제부 등 관계 부처에 전달한 비공개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총파업 강행 시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이 최대 0.5%포인트(p) 하락할 수 있다고 경계했다. 한은은 초정밀 미세장비가 가동되는 메모리 반도체 생산라인이 전면 중단됐다가 정상 복구되는 데 최소 3주가 걸린다는 점을 감안할 때, 직접적인 반도체 생산 차질 규모만 30조원 안팎이라고 추정했다.
대외 신인도 하락과 글로벌 기술 경쟁력 약화도 불가피하게 됐다. 현재 전 세계 반도체 시장은 인공지능(AI) 혁명에 맞춰 역사상 최대 규모의 첨단 기술 확보 패권 전쟁이 한창이다. 반도체공학회는 “삼성 반도체는 대한민국 경제를 지탱하는 버팀목”이라며 “파업으로 생산 차질이 누적되면 노사 당사자를 넘어 글로벌 공급망 전체를 타격하고, 하방 가전·정보통신 산업의 생산 지연으로 이어져 사후 금전 배상으로도 회복할 수 없는 현저한 손해를 입게 된다”고 경고했다.
법원도 사측이 제기한 가처분 신청을 상당 부분 인용하며 “웨이퍼 변질 방지 등 보안·안전 인력은 평시 수준을 유지해야 한다”고 판시해 글로벌 공급망 마비의 위험성을 인정한 바 있다.
벌써부터 산업 생태계 전반은 연쇄 피해 공포에 휩싸이며 바짝 긴장하고 있다. 삼성전자 같은 초대형 대기업의 생산 중단은 이와 연결된 수많은 소재·부품·장비(소부장) 협력업체들의 매출 급감과 경영난으로 직결된다. 이는 곧바로 해관련 공장들이 위치한 지역 사회 경제 전반을 침체의 골로 밀어 넣는 악순환으로 이어지게 된다.
노사 간 충돌을 넘어 노조 내부의 ‘노노(勞勞) 갈등’과 주주들과의 이해충돌까지 난마처럼 얽혀있는 현실도 답답하다. 초기업노조 소속 일부 조합원들은 노조 지도부가 절차를 무시하고 파업을 결의했고, 파업 불참자 전환 배치나 해고 시 우선 대상자로 삼겠다는 협박성 발언을 했다며 고용노동부에 시정명령을 요구하는 진정을 냈다. 소액주주 단체들은 영업이익의 기계적 분배 요구는 주주의 재산권과 직결되는 사안으로 상법상 배당 법리와 충돌한다며 법적 대응을 시사했다.
사태가 파국으로 치달으면서 재계와 주주단체를 중심으로 정부가 ‘긴급조정권’을 발동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한국경영자총협회 등 경제6단체는 공동성명을 통해 “삼성전자 노조의 파업은 국가 핵심 산업의 근간을 흔드는 행위”라며 “파업 발생 시 즉각적으로 긴급조정권을 발동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반면, 노동계는 긴급조정권이 헌법에 보장된 정당한 파업권을 짓밟는 반노동 악법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박철중 기자 cjpark@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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