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경투데이 = 박명준 기자]
스페이스X의 기업공개(IPO) 추진을 계기로 회사의 성장성뿐 아니라 재무 안정성과 지배구조를 둘러싼 우려가 함께 부각되고 있다.
세계 최대 민간 우주기업이라는 상징성과 스타링크의 빠른 매출 확대에도 불구하고, 투자설명서에 드러난 손실 규모와 계열사 간 거래 구조가 향후 공모 흥행의 핵심 변수로 떠오른 모습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0일(현지시간) 스페이스X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상장 관련 투자설명서를 분석해 이같이 보도했다.
스페이스X는 6월 나스닥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시장에서는 초기 기업가치가 1조5천억 달러를 웃돌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돼 왔다.
다만, 투자설명서에는 공모가와 상장 시점의 구체적인 기업가치가 공개되지 않았다.
공개된 재무 지표는 기대감과는 거리가 있다. 스페이스X는 지난해 187억 달러의 매출을 올렸지만 49억 달러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올해 1분기에는 매출 47억 달러에 손실 43억 달러를 내면서 수익성 부담이 더 커졌다. 매출 성장세에도 비용 부담이 빠르게 확대되며 분기 손실이 매출에 근접한 것이다.
손실 확대의 주요 배경으로는 인공지능(AI) 기업 xAI와의 합병이 지목된다. xAI가 대규모 데이터센터 구축에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면서 설비투자 부담이 크게 늘었다. 지난해 전체 설비투자액 207억 달러 가운데 xAI 관련 지출은 127억 달러로 60% 이상을 차지했다.
핵심 사업별 명암도 갈렸다. 위성 인터넷 사업인 스타링크는 지난해 114억 달러의 매출을 기록하며 회사의 주력 현금창출원으로 자리 잡았다.
반면, 우주 발사 사업은 41억 달러의 매출에도 적자를 이어가고 있다.
우주 탐사와 발사체 기술 경쟁력을 앞세운 기업가치 평가와 달리, 수익성 측면에서는 아직 넘어야 할 과제가 적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금 확보를 위한 대형 계약도 눈길을 끈다. 투자설명서에 따르면 스페이스X는 앤트로픽과 대규모 컴퓨팅 용량 임대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 규모는 월 12억5천만 달러로, 두 곳의 대형 데이터센터 용량을 2029년 5월까지 제공하는 내용이다. 앤트로픽은 xAI의 그록과 경쟁하는 클로드를 운영하고 있어, 경쟁사에 인프라를 제공하는 형태가 됐다.
시장에서는 이 계약이 스페이스X의 단기 현금 흐름 확보 필요성을 보여주는 대목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 계열사 간 거래도 투자자들의 검토 대상이 될 전망이다.
스페이스X는 지난해 테슬라로부터 메가팩 에너지저장장치 5억600만 달러어치와 사이버트럭 1억3천100만 달러어치를 구매했다. xAI 역시 2024년 초부터 올해 2월까지 테슬라에 7억3천100만 달러를 지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투자설명서에서 테슬라는 87차례 언급됐다.
머스크 CEO의 보수 구조도 논란의 여지를 남겼다. 그의 연봉은 5만4천 달러 수준이지만, 화성 영구 식민지 건설과 기업가치 7조5천억 달러 달성 등 목표를 충족할 경우 클래스B 주식 10억 주를 받을 수 있다. 해당 주식은 1주당 10표의 의결권을 갖는다.
현재 머스크는 클래스B 초과의결권 주식을 통해 전체 의결권의 85%를 보유하고 있다.
이에 따라 상장 이후에도 외부 투자자들이 경영진 교체나 주요 의사결정에 실질적인 영향력을 행사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사회 구성 역시 지배구조 논란의 대상이다. 스페이스X 이사회는 머스크가 의장을 맡고 있으며, 귀네 쇼트웰 사장 등 머스크와 가까운 인사들이 포함돼 있다.
회사 측은 지배주주 회사로서 이사 과반수를 독립 이사로 구성할 의무가 없다는 입장이지만, 독립 이사로 분류된 인사들 역시 머스크 계열사 투자 이력이 있어 독립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될 수 있다.
정부 의존도도 투자 리스크로 거론된다. 지난해 스페이스X 매출의 약 20%는 미국 연방정부 기관 지출에서 나왔다.
주요 고객은 NASA와 국방부, 정보기관 등이다. 특히 국가정찰국(NRO)과는 기밀 위성 네트워크 개발 사업을 진행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상장 이후 수급 부담도 잠재 요인이다. 머스크와 주요 투자자들은 상장 후 366일간 주식을 매도할 수 없다. 반면, 일부 상장 전 투자자는 180일 보호예수 적용을 받으며, 첫 분기 실적 발표 이후 조기 해제 조항에 따라 최대 20%의 보유 지분을 먼저 매각할 수 있다.
시장에서는 보호예수 해제 시점에 따라 주가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
스페이스X IPO는 민간 우주산업과 AI 인프라 시장을 동시에 겨냥한 대형 이벤트로 평가된다.
그러나 투자설명서가 공개되면서 시장의 관심은 단순한 성장 서사에서 손실 구조, 계열사 거래, 머스크 중심의 지배구조로 옮겨가고 있다.
상장 흥행 여부는 높은 기업가치 기대를 수익성과 투명성으로 얼마나 설득할 수 있느냐에 달렸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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