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6월 서울 마포구 한국성폭력상담소에서 열린 ‘2004년에서 2024년으로 : 밀양 성폭력 사건 피해자의 삶에서 피해자의 눈으로 피해자와 함께 말하기’ 기자간담회 전경. [사진제공=뉴시스]](https://contents-cdn.viewus.co.kr/image/2026/05/CP-2022-0036/image-7997317a-f14e-435f-a173-3cbbe78c8995.jpeg)
【투데이신문 권신영 기자】밀양 집단 성폭행 사건 피해자 측이 가해자 신상공개 과정에서 개인정보를 유출한 혐의로 입건되면서 사적 제재를 둘러싼 논란이 다시 확산하고 있다.
22일 경찰에 따르면 밀양 집단 성폭행 사건 피해자 A씨와 그의 동생이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됐다. 이들은 2023년부터 2024년 사이 신상공개를 콘텐츠로 하는 유튜버들에게 밀양 성폭행 사건 관련자들의 개인정보를 제공한 혐의를 받고 있다.
밀양 집단 성폭행 사건은 2004년 12월 밀양 지역 고교생 44명이 울산의 한 여중생을 약 1년간 성폭행한 사건이다. 지난해 온라인 공간에서 가해자들의 신상이 공개되면서 사건이 다시 주목받았고, 이를 둘러싼 사적 제재 논란도 확산됐다.
인천 삼산경찰서는 A씨 등이 피해자 신분으로 확보한 판결문을 통해 가해자들의 실명과 주소, 주민등록번호 등을 유튜버들에게 전달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과정에서 사건과 관련 없는 제3자의 개인정보까지 유출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고소장을 접수해 수사를 벌인 끝에 개인정보 유출 혐의가 인정된다고 판단하고, A씨 등을 검찰에 송치할 방침이다.
앞서 일부 유튜버들은 지난해 밀양 집단 성폭행 사건 가해자로 지목된 이들의 신상정보를 잇달아 공개해 논란이 일었다. 이 과정에서 사건과 무관한 제3자의 개인정보가 노출되거나 피해자 동의 없이 관련 내용이 공개됐다는 지적이 제기되며 사적 제재와 2차 피해 논란으로 번졌다.
이후 일부 유튜버들은 관련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실형을 선고받았다. 유튜버 ‘나락보관소’ 운영자는 지난 1월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등 혐의로 1심에서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비뚤어진 정의감에 기반해 사적 제재를 가하려 했다”며 “확인되지 않은 정보와 과장된 표현이 인터넷을 통해 확산되면서 피해가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김혜정 한국성폭력상담소장이 2024년 6월 서울 마포구 한국성폭력상담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https://contents-cdn.viewus.co.kr/image/2026/05/CP-2022-0036/image-c9f88601-aa3c-4009-8149-3fbd99cb8d92.jpeg)
피해자 자매는 지난해 6월 유튜버들의 신상공개 논란과 관련해 “나락보관소 영상은 피해 당사자가 알기 전에 내려가기를 원했던 것”이라며 “피해자 남동생이 보낸 메일로 인해 오해가 있었지만 피해자와 사전 협의가 없었던 것은 맞다”고 밝힌 바 있다.
이어 “앞으로도 피해자 동의와 보호 없이 이름을 노출하거나 피해자를 비난하는 행동은 삼가달라”며 “무분별한 추측으로 피해자에게 상처를 주지 말아달라”고 호소했다.
피해자 입건 소식이 알려지자 온라인에서는 공적 처벌이 충분하지 않았던 사건의 특수성을 고려해야 한다는 반응도 이어졌다. 일부 누리꾼들은 “피해자들이 직접 나설 수밖에 없는 현실이 안타깝다”, “사적 제재가 왜 반복되는지 돌아봐야 한다” 등의 의견을 내놓았다.
배상훈 우석대 경찰행정학과 겸임교수는 본보와의 통화에서 “현행법상 개인정보를 외부에 전달한 행위 자체는 위법 소지가 있다고 볼 수 있다”면서도 “다만 이를 단순 범죄 행위로만 해석할 수는 없는 사건이다. 경제적 이득을 목적으로 한 것이 아니라 억울함과 분노를 표출하는 과정이었다면 그 배경까지 함께 봐야 한다”고 짚었다.
이어 “밀양 사건은 당시 처벌과 수사 과정에 대한 사회적 불신이 여전히 남아 있는 대표적 사례”라며 “사적 제재가 반복되는 건 결국 공권력과 사법 체계에 대한 신뢰가 무너졌다는 의미”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경찰은 법 위반 정황이 확인되면 송치할 수밖에 없겠지만, 검찰과 법원이 사건의 특수성과 피해자성을 함께 고려할 가능성이 크다”며 “중요한 건 피해자들이 유튜버나 온라인 여론에 의존하지 않아도 억울함을 공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제도적 통로를 만드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피해자를 20년간 지원해 온 한국성폭력상담소 관계자는 “현재 상황을 확인 중이며 상담소 차원에서 별도로 밝힐 입장은 없다”며 “경찰의 입건 소식 외에 구체적인 사실관계와 이후 수사 진행 상황, 온라인 여론 등을 더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피해자 측의 개인정보 제공 의혹과 2차 가해 우려에 대해서도 “현재로서는 공식적으로 언급할 내용이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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