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어머니와 며느리 사이의 갈등이 극단으로 치닫는 배경에는 단순한 성격 차이보다 가족관계의 구조적인 문제가 자리할 수 있다는 전문가 분석이 나왔다. 특히 결혼한 자녀와 적절히 분리되지 못한 부모의 불안과 중간에서 관계를 조율하지 못하는 남편의 역할이 갈등을 키울 수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 상담 과정에서는 “며느리가 죽었으면 좋겠다”라는 말까지 나온 사례가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가족·관계 분야 전문가이자 한국노인상담센터장인 이호선 교수는 최근 유튜브 ‘지식인사이드’에서 새로운 가족 구성원이 생길 때 주의해야 할 관계 구조를 짚었다.
이 교수가 먼저 꺼낸 개념은 ‘삼각화’다. 그는 “사위와 며느리, 흔히 말하는 새 가족이 들어오게 될 때는 ‘삼각화’를 조심해야 한다”라며 며느리와 시부모 사이에서 남편이 적절한 중립을 유지하지 못하는 상황을 문제의 한 원인으로 봤다.
시어머니와 며느리는 혈연으로 맺어진 모녀 관계가 아니다. 이 때문에 서로 직접 소통하기보다 중간에 있는 남편이 자신의 입장을 대신 전달해 주기를 기대할 수 있다는 게 이 교수의 설명이다. 이 과정에서 남편이 한쪽으로 기울거나 잘못된 내용을 전달하면 두 사람의 관계가 남편까지 포함된 삼각관계로 변하면서 갈등이 더욱 커질 수 있다.
또 다른 원인으로 제시된 것은 부모의 ‘분리 개별화 실패’다. 오랜 기간 자녀를 키운 부모에게 자녀의 결혼은 기존 관계가 크게 달라지는 계기가 된다. 결혼한 자녀가 배우자와 새로운 생활을 시작하는 모습을 상실이나 유기 경험처럼 받아들이면서 공허함과 분리불안으로 연결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 같은 감정이 자녀의 배우자를 향한 경계로 나타날 가능성도 있다는 게 이 교수의 설명이다. 그는 “(부모들은 자식이) 나를 떠나는 것 같아서, 결혼 생활을 하는 모습을 볼 수 없는 것”이라며 “때로는 ‘며느리가 죽었으면 좋겠다’라고 얘기하는 사람들도 있었다”라고 부연했다.
갈등을 줄이기 위해 가장 먼저 필요한 요소로는 가족 간 거리가 꼽혔다. 이 교수는 “제일 우선은 물리적인 거리다. 기왕이면 좀 떨어져 있는 것이 확실히 관계상으로도 도움이 된다”라고 전했다.

물리적 거리만큼 정서적인 경계도 중요하게 다뤄졌다. 이 교수는 “두 번째는 정서적 거리다. 건강한 거리의 핵심은 내 건강한 거리가 유지될 때 가능한 것”이라며 “아무 때나 전화한다거나 비밀번호를 누르고 집에 들어온다거나 하는 것들은 침범의 영역처럼 해석이 될 여지가 있다”라는 당부를 전하기도 했다.
가족끼리 허용할 수 있는 행동의 범위를 사전에 구체화하는 방법도 제시됐다. 이 교수는 “내가 할 수 있는 일과 할 수 없는 일 정도를 구체적으로 먼저 내놓은 게 좋다. 처음 결혼생활을 시작할 때, 또 중간중간 점검을 하며 ‘여기까진 할 수 있는데 이런 것들은 조금 어렵습니다’라는 경계 기준을 미리 알려 주셔야 한다”고 강조했다.
결국 고부갈등을 어느 한 사람의 성격 문제로만 바라보기보다 부부와 부모 사이의 관계 구조까지 함께 살펴야 한다는 게 이 교수의 설명이다. 부모와 결혼한 자녀가 서로의 생활 영역을 인정하고 물리적·정서적 경계를 명확히 하는 것이 갈등을 줄이는 방법으로 제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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