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땅집고] 서울 장기전세주택·행복주택 등 서울시 공공임대주택 입주자 모집에 무주택 서민과 청년·신혼부부가 급격히 쏠리고 있다. 전월세 시세 급등과 대출 규제에 따라 저렴한 임대료로 장기간 안정적으로 거주할 수 있다는 장점이 부각되면서다. 적은 공급 규모에 비해 많은 지원자가 몰려 주요 단지에서는 수백 대 1에 달하는 경쟁률이 속출하고 있다.
◇ 서울시 장기전세주택 ‘미리내집’ 최고 478대 1… 강북·역세권 중심 인기 집중
29일 서울주택도시공사(SH)에 따르면 이달 모집을 마친 ‘제8차 미리내집’(신혼부부 전용 장기전세주택Ⅱ) 입주자 모집 결과, 총 496호 공급에 2만2883명이 몰려 평균 46.13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서류심사대상자 발표일은 오는 10월 7일이다.
장기전세주택은 주변 시세의 80% 이하 보증금으로 최장 20년까지 거주할 수 있는 공공임대주택으로, 임대 기간이 끝나도 소유권을 넘겨받을 수 없다. 미리내집은 서울시가 신혼부부 전용으로 만든 장기전세주택Ⅱ의 새로운 브랜드다. 기존 장기전세주택을 기반으로 신혼부부와 출산 가구에 맞춘 혜택을 강화했다.
이번 모집에서 가장 높은 경쟁률을 기록한 미리내집 단지는 중랑구 ‘청광플러스원’ 84㎡(이하 전용면적)다. 전세보증금 3억7362만원 한 가구에 478명이 신청했다. 이어 강동구 ‘힐스테이트 강동 리버뷰’ 84㎡는 한 가구 모집에 430명이 지원해 430대 1을 기록했다. 구로구 ‘두산위브더프레스티지’ 59㎡는 2가구 공급에 816명이 신청해 408대 1, 노원구 ‘중계한화꿈에그린더퍼스트’ 59㎡는 한 가구 모집에 402명이 몰려 402대 1을 기록했다.
이 밖에 동작구 ‘상도2차 두산위브트레지움’ 59㎡는 275대 1, 송파구 ‘송파래미안파인탑’ 71㎡는 267대 1의 경쟁률로 마감됐다. 금천구 ‘금천롯데캐슬골드파크1차’와 강동구 ‘강동헤리티지자이’ 59㎡도 각각 233대 1을 기록했다.
비교적 공급 물량이 많은 신규 단지에는 더 많은 신청자가 몰렸다. ‘디에이치 방배’ 59㎡는 133가구 모집에 3329명이 지원해 25대 1을 기록했다. ‘영등포자이 디그니티’ 59㎡는 36가구 공급에 3221명이 신청해 89대 1, ‘성동자이리버뷰’ 59㎡는 9가구 모집에 1384명이 몰려 154대 1의 경쟁률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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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보증금이 11억원을 상회하는 강남권 고가 단지는 상대적으로 저조한 성적을 나타냈다. 강남구 ‘래미안대치팰리스’ 59㎡는 5호 모집에 2명이 지원해 0.4대 1로 미달했다. 서초구 ‘래미안 퍼스티지’ 59㎡(1.1대 1), ‘메이플자이’ 43㎡(2.2대 1) 등도 낮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높은 보증금 부담이 청약 진입 장벽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장기전세주택의 높은 인기는 일시적인 현상에 그치지 않는다. 앞서 공급된 장기전세주택 평균 경쟁률은 수십대 1을 기록했다. 신혼부부 특화형이 아닌 일반 무주택세대구성원을 대상으로 올해 진행한 제6·7차 장기전세주택Ⅱ의 평균 경쟁률은 70대 1, 제50차 장기전세주택 모집은 평균 16.4대 1을 기록했다.
◇ 행복주택·청년안심주택도 ‘쏠림 현상’ 극심
공공임대주택 전반에 걸친 수요 폭증 현상도 뚜렷하다. SH의 올해 1차 행복주택 입주자 모집에서는 1884가구 공급에 9만1000여 명이 신청해 평균 48.7대 1의 경쟁률을 나타냈다. 행복주택은 청년과 신혼부부, 대학생, 고령자 등 무주택 계층을 대상으로 시세보다 저렴한 임대 조건을 제공하는 공공임대주택이다. 일부 단지의 보증금은 수억원에 이르지만 민간 임대시장보다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월 임대료도 낮게 책정된다. 서울 도심과 지하철역 인근 등 교통 접근성이 좋은 지역을 중심으로 경쟁이 집중됐다.
청년층을 대상으로 한 역세권 청년안심주택 역시 치열한 경쟁을 보이고 있다. 올해 1~3월 공급된 1차 공공임대 청년안심주택에는 총 610가구 모집에 6만4061명이 신청해 평균 105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청년안심주택은 역세권이나 대중교통 이용이 편리한 지역에 청년·신혼부부용 임대주택을 공급하는 사업이다. 시세보다 저렴한 임대료와 교통 편의성, 장기 거주 가능성이 부각되면서 공공임대뿐 아니라 일부 민간임대 물량까지 높은 경쟁률을 보이고 있다.
공공임대 청약 경쟁률 상승의 주요 배경으로는 서울 민간 임대시장의 주거비 부담이 꼽힌다. 전세가격과 월세가 오르는 가운데 대출 규제까지 강화되면서 청년과 신혼부부가 민간 아파트의 보증금을 마련하기가 더욱 어려워졌다. 반면 장기전세주택과 행복주택, 청년안심주택은 시세보다 낮은 임대 조건으로 일정 기간 안정적으로 거주할 수 있다. 임대료 인상이나 계약갱신에 대한 불확실성을 줄일 수 있다는 점도 실수요자의 관심을 끄는 요인이다.
SH공사 관계자는 “공공임대주택은 늘 많은 관심을 받아왔다”면서도 “올해는 특히 민간 임대시장의 주거비 부담 가중으로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안정적인 공공임대주택으로 쏠리면서 예년보다 경쟁률이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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