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노벤처
송인혁·이은영 지음 | 휴먼큐브 | 248쪽 | 1만9000원
“미래는 예측하는 사람이 아니라 지금 시도하고 도전하는 사람에게만 열린다.”
58명이던 회사가 7명으로 줄었다. 사업적 위기로 조직은 사실상 무너졌고, 유니크굿컴퍼니 공동대표 송인혁과 이은영에게 남은 것은 소수의 동료와 맥북 몇 대뿐이었다. 하지만 두 사람은 인공지능(AI)을 활용해 회사를 다시 설계했다. 8년 동안 바꾸지 못했던 조직은 불과 6개월 만에 달라지기 시작했다.
송인혁·이은영 공동대표는 새 책 ‘나노벤처’에서 이 같은 실패와 재기의 경험을 다룬다. 두 사람은 직접 만든 AI 에이전트 조직 시스템 ‘AXIT’를 업무 전반에 적용했다. 여러 AI 에이전트가 고객 문의를 분류하고 콘텐츠를 쌓으며 서로 일을 넘겨받도록 했다. 사람이 일일이 지시하지 않아도 업무가 연결돼 돌아가는 구조다.
그 결과 7명은 이전 조직을 넘어서는 생산성을 내기 시작했고 회사는 흑자로 돌아섰다. 이 과정에서 얻은 경험과 노하우를 외부에 공유하면서 AXIT 자체도 새로운 사업으로 이어졌다.
저자들은 이런 기업을 ‘나노벤처’라고 부른다. 나노벤처는 ‘극도로 작은 몸집으로 벌이는 거대한 모험’이라는 의미다. 기존 기업이 매출과 일이 늘면 사람과 조직을 키웠다면 나노벤처는 반대다. 사람을 더 뽑기보다 시스템을 정교하게 만들고 AI 에이전트를 늘린다. 소수의 전문가가 자신의 영역에서 판단권을 갖고 여러 AI 에이전트를 지휘하는 형태다.
1인 기업과도 차이가 있다. 한 사람의 노동력에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AI 에이전트가 실행의 엔진 역할을 한다. 챗GPT나 클로드에 필요한 일을 물어보는 수준을 넘어 업무 흐름 자체를 AI 중심으로 다시 짜는 것이다. 저자들은 이를 “도구를 쓰는 것과 도구로 회사를 다시 설계하는 것은 전혀 다른 차원의 일”이라고 설명한다.
AI를 활용하는 방식도 단순 지시에서 에이전트, 오케스트레이션으로 진화해야 한다고 본다. 업무 결과와 경험을 다시 시스템에 축적해 다음 업무에 활용하는 ‘러닝 루프’도 강조한다. 구성원은 지시받은 일을 수행하는 사람이 아니라 자신의 문제를 스스로 판단하고 AI를 지휘하는 ‘체인저’가 돼야 한다.
리더의 역할도 달라진다. 저자들은 AI 전환을 기술 담당자에게 맡겨서는 안 되며 리더가 직접 조직의 문제와 일하는 방식을 바꿔야 한다고 말한다. 인원 절감 자체를 목표로 삼는 방식에도 선을 긋는다.
에필로그에서 저자들은 AI가 인간의 일자리를 대거 없앨 것이라는 전망을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한다. 과거 자동화가 등장할 때마다 비슷한 우려가 있었지만 인간은 새로운 일과 산업을 만들어왔다는 것이다. 급격한 변화의 시기에는 미래를 예측하는 것보다 직접 시도하는 사람이 먼저 새로운 기회를 만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언젠가 당신의 이야기를 듣게 되기 바란다.”
지옥에서 살아 돌아왔다고 스스로 표현한 두 대표가 책의 마지막에 독자에게 건네는 말이다.
이윤정 기자
ityoon@chosunbiz.com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