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동안 훈풍이 불던 고용시장이 갑작스레 얼어붙었다. 지난달 취업자 수 증가 폭이 16개월 만에 최소 수준으로 쪼그라들고, 고용률마저 하락세로 돌아서며 ‘고용 쇼크’가 현실화됐다. 중동전쟁발 고유가와 내수 침체라는 대외 악재가 고용 지표를 흔든 결과다.
13일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4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15세 이상 취업자는 2,896만 1,000명으로 작년 동월 대비 7만 4,000명 늘어나는 데 그쳤다. 올해 초 20만 명대 증가 폭을 유지하던 흐름이 반토막 난 것으로, 2024년 12월(-5만 2,000명) 이후 가장 저조한 성적표다. 15세 이상 고용률(63.0%)도 0.2%포인트 떨어지며 16개월 만에 하락 전환했다.
유가 상승으로 물류 비용이 치솟으며 운수·창고업 증가세가 둔화했고, 고물가에 지친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으면서 도소매업(-5만 2,000명), 숙박·음식점업(-2만 9,000명) 등 내수 밀착형 산업이 직격탄을 맞았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4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99.2로, 1년 만에 ‘비관적’ 기준선인 100 아래로 떨어졌다.
그간 고용 성장을 견인했던 전문·과학 및 기술 서비스업은 11만 5,000명 감소하며 역대 최대 폭의 하락을 기록했다. 데이터처는 장기 상승에 따른 기저효과와 조정 과정이라고 설명했지만, 일각에서는 인공지능(AI) 확산으로 회계·법률 등 전문직 채용 시장이 구조적 변화를 겪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농림어업(-9만 2,000명), 제조업(-5만 5,000명), 건설업(-8,000명)도 부진을 이어갔으며, 보건·사회복지서비스업(+26만 1,000명) 등 공공 일자리가 가까스로 전체 고용을 떠받쳤다.
가장 뼈아픈 대목은 청년층(15~29세)이다. 청년 취업자는 19만 4,000명 급감했고, 고용률은 24개월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이는 2005~2009년 금융위기 전후 기록된 51개월 연속 하락 이후 최장 기록이다. 반면 60세 이상 취업자는 18만 9,000명 늘며 전체 지표의 ‘착시 효과’를 만들었다. 국가 경제의 허리인 청년층은 구직 단념자로 내몰리거나 ‘쉬고 있는 인구’로 전환되는 상황이다.
구직 단념자도 5개월 만에 다시 증가세로 돌아서며 고용 시장의 질적 악화가 심화되고 있다는 경고음이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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