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들과 같은 환경에서도 유독 더위나 추위를 크게 느끼는 증상이 반복된다면 체온 조절 기능과 자율신경계 균형을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
같은 실내에 있어도 혼자만 열감을 느끼거나, 반대로 따뜻한 환경에서도 심한 한기를 호소하는 경우가 있다. 한의학에서는 비정상적인 열감이 두드러지는 상태를 배열증, 추위와 냉감이 반복되는 상태를 배한증으로 설명한다. 단순히 더위를 많이 타거나 추위를 잘 타는 체질 문제로만 보기보다, 체온 조절에 관여하는 신체 반응이 예민해진 상태인지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체온 조절에는 자율신경계가 관여한다. 자율신경계는 의지와 관계없이 체온, 호흡, 소화, 심박, 땀 분비 등을 조절한다. 스트레스, 과로, 수면 부족, 긴장 상태가 이어지면 교감신경과 부교감신경의 균형이 흔들리면서 열감, 오한, 식은땀, 가슴 답답함, 두근거림 같은 증상이 동반될 수 있다.
배열증이 있는 경우 사소한 자극에도 쉽게 답답함을 느끼거나 열이 위로 오르는 듯한 불편감을 호소하는 일이 있다. 배한증은 손발 냉감, 몸의 위축감, 피로감과 함께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이 같은 체온 감각 이상은 불면, 두통, 어지럼, 소화불량, 목·어깨 긴장 등 다른 신체 증상과 함께 반복되기도 한다.
다만 열감이나 오한은 감염, 갑상샘 질환, 빈혈, 갱년기 변화, 약물 영향 등 여러 원인과 관련될 수 있다. 증상이 갑자기 심해졌거나 체중 변화, 발열, 흉통, 호흡곤란, 실신, 지속적인 야간 발한이 동반된다면 먼저 진료를 통해 기질적 질환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한의학적 진료에서는 증상의 양상과 지속 기간, 수면 상태, 소화 기능, 스트레스 정도, 체질적 특성을 함께 살핀다. 필요에 따라 자율신경 균형 검사, 문진, 맥진, 복진 등을 참고해 신체 반응의 불균형을 파악하고, 환자의 상태에 따라 한약, 침, 약침 등을 포함한 진료 계획을 검토할 수 있다.
배열증은 몸 안의 진액과 음적 균형이 부족해 허열이 두드러지는 상태로, 배한증은 기혈 순환과 양적 기능이 떨어져 말초까지 온기가 충분히 전달되지 못하는 상태로 해석된다. 진료는 단순히 열감이나 냉감을 따로 보는 데 그치지 않고 자율신경 반응, 수면, 소화, 긴장 상태 등을 함께 살피는 방식으로 이뤄질 수 있다.
생활 관리도 중요하다. 일정한 수면 시간, 무리하지 않는 유산소 운동, 과도한 카페인과 음주 조절, 규칙적인 식사, 긴장 완화를 위한 호흡 훈련은 자율신경계 부담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증상이 반복돼 일상생활에 영향을 준다면 체질 문제로만 넘기지 말고 원인을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 (창원휴한의원 김한나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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