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국 축산업의 넷제로 대응 과정에서 동물복지 기준을 함께 검토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더타임스는 지난 16일 영국 동물복지위원회(AWC) 보고서 내용을 인용해 일부 식품기업이 탄소 배출 저감 목표를 앞세우는 과정에서 빠른 성장 품종, 사료첨가제, 집약 생산 방식에 의존할 수 있다는 우려를 전했다.
쟁점은 기후 대응 자체가 아니라 축산업의 탄소 감축 방식이다. 단위 생산량당 배출량을 줄이는 방식은 기업의 탄소 지표에는 유리할 수 있지만, 동물의 성장 속도, 사육 밀도, 질병·운동성 문제, 행동 표현 가능성 등 복지 요소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할 수 있다.
영국 정부도 지난해 12월 발표한 동물복지 전략에서 빠른 성장 육계 품종과 고생산성 젖소의 건강·복지 우려를 언급했다. 정부는 동물복지위원회에 축산 번식과 동물복지에 관한 최신 근거 검토를 의뢰했다고 밝혔다.
기후정책 측면에서는 축산업의 배출 감축 압박이 계속 커지고 있다. 영국 기후변화위원회는 제7차 탄소예산에서 농업·토지 이용 부문 감축 수단으로 사료첨가제, 번식·가축 건강 개선, 분뇨 관리 등을 제시했다. 해당 경로에는 2040년까지 평균 육류 소비가 2019년보다 25%, 2050년까지 35% 줄어드는 흐름도 포함됐다.
육계 분야에서는 이런 긴장이 산업 현안으로 나타나고 있다. 폴트리월드는 지난 3월 영국 외식업계 8개 기업이 18개 주요 브랜드를 대표해 ‘베터 치킨 커미트먼트’에서 이탈하고, 대신 ‘서스테이너블 치킨 포럼’에 참여했다고 보도했다. 기존 기준은 느리게 자라는 품종과 강화된 복지 조건을 요구하지만, 새 포럼은 품종 변경을 의무화하지 않고 복지·환경·공급 안정성을 함께 다루겠다는 입장이다.
동물복지단체들은 이 같은 전환이 빠른 성장 품종 사용을 계속 허용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본다. 영국 정부의 동물복지 전략도 빠른 성장 육계 품종 사용에서 벗어나려는 자발적 노력을 지원하겠다고 명시했다. 기후변화 적응 항목에서는 폭염, 가뭄, 홍수, 질병 증가가 농장동물 복지에 영향을 줄 수 있으며, 닭 사육 밀도 완화가 극한 고온 상황에서 복지 개선 가능성을 가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논의는 축산업의 저탄소 전환이 배출량 지표만으로 평가되기 어렵다는 점을 보여준다. 탄소 감축과 동물복지가 충돌하지 않으려면 사육 밀도, 품종, 질병 발생, 폐사율, 행동 표현, 운송·도축 과정 같은 복지 지표도 함께 다뤄져야 한다. 소비자 입장에서도 ‘저탄소’ 표시와 ‘동물복지’ 표시가 각각 어떤 기준을 반영하는지 확인할 필요가 커지고 있다.
비건·대체식품 산업에는 다른 의미도 있다. 기후 대응이 축산업의 생산 효율화에만 머물 경우 동물 사용 자체를 줄이는 효과는 제한적일 수 있다. 식물성 식품과 대체단백질은 온실가스 감축과 동물복지 논의를 함께 다룰 수 있는 영역으로, 향후 공공급식·외식·식품 표시 정책에서 비교 기준이 더 중요해질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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