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외계인이 비건인지에 대한 과학적 답은 아직 없다. 다만 인간이 지구 밖으로 생활권을 넓히려 할수록 식단은 동물성 식품 중심보다 식물성·순환형 식량 체계에 가까워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우주식량 연구에서 중요한 기준은 기호보다 저장성, 영양 균형, 자원 효율, 폐기물 관리, 생명유지 시스템과의 결합 가능성이다.
영화 ‘마션’의 감자 재배 장면은 우주식량 문제를 대중적으로 보여준 사례다. 실제 연구에서도 장기 우주탐사 식량은 맛이나 선호보다 저장성, 자원 효율, 폐기물 관리, 영양 균형의 문제로 다뤄진다.
미국 항공우주국은 국제우주정거장에서 ‘베지’로 불리는 식물재배시스템을 운영해 왔다. 이 장치는 미세중력 환경에서 식물이 어떻게 자라는지 연구하고, 우주비행사 식단에 신선한 식품을 더하기 위해 개발됐다. NASA는 베지를 통해 상추, 배추류, 겨자채, 케일, 백일홍 등을 재배했으며 일부 작물은 승무원이 먹고 나머지는 분석을 위해 지구로 보냈다고 설명한다.
우주에서 작물을 기르는 연구는 단순히 신선한 채소를 얻기 위한 실험에 그치지 않는다. NASA의 ‘어드밴스트 플랜트 해비탯’은 국제우주정거장에서 작물 생장과 식물 생물학을 연구하는 자동화 시설로, 달 궤도권·달·화성 임무에서 신선하고 영양가 있는 작물을 보충하기 위한 기술 개발과 연결돼 있다. 식물 연구는 장기 거주에 필요한 식량 생산, 물 재활용, 대기 재생 문제와도 맞물린다.
우주 생명유지 연구에서 식물과 광합성 생물은 식량 생산뿐 아니라 산소 생산, 이산화탄소 제거, 폐수 재활용에 관여할 수 있는 요소로 검토돼 왔다. 2021년 학술지 ‘프런티어스 인 애스트로노미 앤드 스페이스 사이언스’에 실린 NASA 연구 검토 논문은 생물재생형 생명유지 시스템에서 식물과 광합성 생물이 핵심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정리했다. 다만 1인당 충분한 열량을 생산하려면 큰 재배 면적이 필요해, 초기 우주 임무에서는 완전 자급보다 신선식품 보충이 현실적인 접근으로 제시된다.
최근 연구는 달이나 화성 환경을 가정한 농업 실험으로도 확장되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지난 3월 5일 미국 텍사스 A&M대 연구진이 달 토양 모사체가 포함된 혼합 토양에서 병아리콩을 재배했다고 보도했다. 연구진은 달 토양 모사체 비율이 높을수록 수확량이 줄었고, 100% 모사체에서는 꽃과 씨앗을 맺지 못했다고 밝혔다. 안전성과 영양성 확인을 위해 금속 축적 여부도 추가 분석 중이다.
이런 흐름은 우주식량 논의가 곧바로 ‘완전한 비건 식단’으로 이어진다는 뜻은 아니다. 현재 우주식량은 임무 기간, 보급 가능성, 조리 조건, 승무원 선호, 영양 기준에 따라 다양한 형태로 구성된다. 그러나 동물을 우주에서 사육해 식량으로 삼는 방식은 물, 사료, 공간, 폐기물, 위생 관리 부담이 크다. 장기 탐사와 외계 거주를 상정할수록 작물 재배, 미세조류, 발효 단백질, 배양 기술 같은 대안 단백질 논의가 더 중요해지는 이유다.
질문은 결국 외계인의 식단이 아니라 고도화된 문명이 어떤 식량 체계를 선택할 것인가로 옮겨간다. 지구에서도 비건과 식물성 식단 논의는 동물복지, 기후위기, 식량안보, 자원 효율 문제와 연결돼 있다. 우주식량 연구는 극한 환경에서 식량 체계가 얼마나 적은 자원으로 안정적으로 유지될 수 있는지를 묻고 있으며, 이 질문은 지구의 미래 식단 논의와도 맞닿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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