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주도 서귀포시에 위치한 천지연폭포에서 50대 남성 관광객이 사진을 촬영하던 중 물속으로 추락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27일 제주도소방안전본부 등에 따르면 26일 오후 8시 32분경 서귀포시 천지연폭포에서 관광객 A 씨가 사진 촬영을 하던 중 2m 아래로 추락해 물에 빠졌다는 신고가 119 상황실에 접수됐다.
신고를 받고 즉각 현장에 출동한 소방 구조대원들은 수색 끝에 물속에 빠진 A 씨를 발견해 육상으로 이동시키는 등 구조 작업을 진행했다.
구조 당시 A 씨는 이미 심정지 상태인 것으로 확인됐다.
구급대원들은 A 씨에게 현장에서 심폐소생술(CPR)을 실시하며 인근 병원으로 긴급 이송했으나 결국 사망 판정을 받았다.
해당 폭포 주변은 물이끼가 낀 바위와 지속적인 물기로 인해 표면이 매우 미끄러워 실족 위험이 상존하는 구역이다.
국내 관광지 내 유사 추락 사고 발생 현황
관광지 내 사진 촬영 중 실족 사고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2023년 11월 25일 오전 서귀포시 외돌개 인근 절벽(일명 ‘폭포의 언덕’)에서 50대 남성 관광객이 사진을 찍던 중 균형을 잃고 8m 아래 갯바위로 추락해 두부 출혈과 다발성 골절 등 중상을 입는 사고가 있었다.
국립공원이나 천연 동굴 등 다른 관광지에서도 유사한 사고가 상습적으로 보고된다.
지난 4월 15일에는 강원 삼척시 환선굴 내 은하전망대에서 60대 관광객이 2.5m 아래로 추락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또한 2022년 8월에는 강원도 설악산 국립공원 토왕성폭포 인근 절벽에서 40대 남성이 출입 금지 구역에 들어가 사진을 촬영하다가 무려 50m 아래로 추락해 숨지는 비극이 발생하기도 했다.
국내 산악사고 원인 1위 ‘실족·추락’… 사상자 60% 이상이 50대 이상 장년층
소방청이 발표한 119구조활동 및 산악사고 통계에 따르면, 한 해 동안 전국에서 발생하는 산악사고 구조 건수 중 발을 헛디디거나 미끄러져 발생하는 ‘실족 및 추락’ 사고는 매년 수천 건에 달해 전체 원인 중 압도적인 1위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지형지물에 대한 사전 정보 없이 사진 촬영을 하거나 좁은 공간에서 부주의하게 움직이다 화를 당하는 경우가 대다수다.
주목할 점은 연령대별 취약성이다.
행정안전부 재난연감 통계 데이터에 따르면 등산 및 트레킹 중 발생하는 실족·추락 사고 사상자의 60% 이상이 50대 이상의 장년 및 고령층에 집중되어 있다.
나이가 들면서 하체 근력과 균형 감각이 저하되는 데다, 위험 구역에서의 과감한 사진 촬영 시도가 맞물리면서 인명 피해 키우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절경 숨겨진 위험… 제주 서귀포 남부 해안가 ‘사고 빈번’
지역별로 보면 천혜의 자연경관을 자랑하는 제주도가 대표적이다.
제주도소방안전본부의 수난사고 통계에 따르면 3년간 제주도 내 해안가와 계곡, 폭포 등에서 발생한 익수 및 실족 관련 수난사고 출동 건수는 무려 450건에 육박했다.
특히 기암괴석과 깎아지른 절벽, 그리고 폭포가 집중된 서귀포시 남부 해안 지대에서의 사고 발생 빈도가 제주시 북부 해안보다 상대적으로 월등히 높게 나타났다.
이는 외돌개, 천지연폭포, 주상절리 등 절벽을 배경으로 사진 촬영을 시도하는 관광객들의 발길이 서귀포 일대에 대거 몰리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전 세계적 비극… ‘셀카 사망자’ 6년간 259명, 주 원인은 익사와 추락
이 같은 사진 촬영 중 인명 피해는 한국만의 문제가 아닌 전 세계적인 현상이다.
인도 뉴델리 전인도의학연구소(AIIMS) 소속 연구진이 미국의학국립도서관 데이터베이스에 게재한 ‘가족 의학 및 1차 치료 저널(Journal of Family Medicine and Primary Care)’ 논문은 이를 숫자로 경고한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6년 동안 전 세계에서 셀프 카메라(셀카)를 찍다가 사망한 사람은 공식 집계된 수만 259명에 달했다.
사고 원인별로는 바다나 폭포 등 물과 인접한 곳에서 발생하는 ‘익사’가 70명으로 가장 많았고, 달리는 열차 앞 등에서의 ‘교통수단 관련 사고’가 51명, 절벽이나 고층 건물 등에서의 ‘추락 사고’가 48명으로 뒤를 이었다.
전체 사망자의 72.5%는 남성이었으며, 국가별로는 인도, 러시아, 미국, 파키스탄 순으로 많았다.
울타리 무시하는 행위, 치명적인 결과로 직결
국내외 연구와 통계가 가리키는 결론은 하나다. 관광지 내 경고 표지판이나 안전 울타리가 설치된 통제 구역을 무시하고 무리하게 사진 촬영을 시도하는 행위가 곧장 치명적인 비극으로 이어진다는 점이다.
전문가들은 “스마트폰 카메라 렌즈나 화면만 바라보고 걸으면 주변 지형의 경사나 낭떠러지를 인지하는 공간 감각이 극도로 저하된다”며 “아무리 멋진 풍경이라도 안전선 밖이나 절벽 끝에서는 절대 사진 촬영을 하지 말고, 반드시 안전이 확보된 장소에서만 멈춰 서서 촬영해야 한다”고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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