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앞에 붙어 있는 우편물 도착안내서도 한 번쯤 다시 살펴볼 필요가 있다. 최근 실제 안내서와 비슷하게 꾸민 위조물이 발견되면서 우체국이 주의를 당부했다.
29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우정사업본부에 따르면 일부 지역에서 우체국 명의의 우편물 도착안내서를 위·변조한 레터피싱 의심 사례가 확인됐다. 집배원 연락처를 피싱 번호로 바꾸거나 QR코드만 변조하는 방식 등이 쓰여 겉모습만으로는 구별하기 쉽지 않다.
연락처·QR코드 변조해 실제 안내서처럼 위장
우편물 도착안내서는 등기우편물을 배달하려 했지만 수취인이 없어 전달하지 못했을 때 우편물 도착 사실을 알리기 위해 주소지 출입문 등에 붙이는 안내문이다.

우정사업본부는 안내서의 종이 재질과 부착 방식을 살펴볼 것을 당부했다. 정상적인 우편물 도착안내서는 영수증 용지와 비슷한 특수 감열지로 제작된다. 출입문 등에 붙이는 점착제도 포스트잇처럼 쉽게 떼어지며, 떼어낸 자리에 접착 성분이 남지 않는다.
반면 일반 종이에 인쇄한 안내서를 투명 테이프로 붙였거나 일반 스티커처럼 떼어낸 자리에 흔적이 남는다면 우체국이 발행한 안내서가 아니다. 이런 안내문을 발견했다면 적혀 있는 번호나 QR코드를 이용하기 전에 우편고객센터(1588-1300)나 가까운 우체국을 통해 실제 배달 중인 우편물이 있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먼저 전화하게 만드는 ‘레터피싱’
이처럼 우편물 도착안내서를 이용한 수법은 레터피싱으로 불린다. 우편물을 뜻하는 레터와 개인정보 등을 가로채는 피싱을 합친 표현이다.
경찰청이 안내한 수법을 보면 사기범은 위조한 우편물 도착안내서를 우편함에 넣거나 현관문 등에 붙여 놓는다. 피해자가 안내서에 적힌 번호로 전화하면 집배원을 사칭한 인물이 다른 담당자의 연락처라며 또 다른 번호를 알려준다.
이후 검찰 등 수사기관 관계자를 사칭해 계좌가 범죄에 연루됐다며 불안감을 조성하고 휴대전화에 악성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하도록 유도한다. 자금 검수 등을 이유로 현금이나 문화상품권, 가상자산 등을 요구하기도 한다.
모르는 번호로 먼저 전화가 걸려오는 일반적인 보이스피싱과 달리 피해자가 우체국 안내문이라고 믿고 직접 전화를 걸도록 유도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영상통화·신체 촬영 요구한 피해 사례도
최근 확인된 피해 사례에서는 범행 수법이 악성 앱 설치나 금전 요구에 머물지 않았다.
서울의 한 20대 여성은 레터피싱에 속아 텔레그램을 설치한 뒤 장시간 영상통화를 요구받았다. 신체검사 명목으로 신체 촬영까지 요구받았고, 악성 앱 차단 기능이 없는 별도의 휴대전화를 구입하게 한 뒤 기기에 저장된 정보를 빼내려 한 사례도 확인됐다.
위조 우편물 도착안내서를 이용한 범행은 이전부터 적발돼 왔다. 2023년 경북 경주에서는 보이스피싱 조직 일당이 위조 안내서 1538장을 아파트 우편함 등에 배포한 뒤, 이를 보고 연락한 사람들에게 검사를 사칭해 금품을 요구했다가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은 국내 조직원들을 검거한 뒤 중국에 있던 총책을 추적해 국내로 송환해 구속했다.
‘배송 실패’ 이메일로도 우체국 사칭
우체국을 사칭한 피싱은 종이 안내서뿐만 아니라 이메일에서도 확인됐다.
앞서 우정사업본부는 한국우정사업본부 배송관리팀 등을 사칭한 피싱 이메일이 다수 확인됐다며 주의를 당부한 바 있다. 해당 이메일은 소포 배송에 실패했으니 주소를 수정해야 한다며 외부 사이트 접속을 유도하는 방식이다. 공식 사이트처럼 꾸민 화면에서 주소 등 개인정보 입력이나 결제를 요구한다.

우정사업본부는 이메일을 통해 배송 주소 수정이나 결제를 요구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의심스러운 이메일에 포함된 링크를 누르거나 외부 사이트에 개인정보를 입력하면 개인정보 탈취나 악성코드 감염, 금전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
우정사업본부는 인터넷이나 전화로 주민등록번호나 계좌번호를 수집하지 않는다. 이런 정보를 요구받거나 위·변조가 의심되는 안내서를 발견하면 가까운 우체국이나 경찰에 신고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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