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추석 연휴를 맞아 귀성길, 여행 등 장거리 이동이 예상된다. 이런 가운데 운전의 필수품처럼 자리 잡은 첨단 운전자 보조시스템(ADAS)이 운전자의 경계심을 낮추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업계에서는 ADAS를 사용하더라도 전방 주시를 유지하고, 차로 변경이나 공사 구간 등에서는 운전자가 직접 주행 상황을 판단하고 개입할 것을 권장한다.
최근 출시되는 차량에는 적응형 순항제어(ACC)·차로유지보조(LKAS)·전방충돌방지보조(FCA) 등 다양한 ADAS 기능이 적용되고 있다. 고속도로 주행에서 ACC는 앞차와의 거리를 유지하면서 설정한 속도로 주행하고, 차로유지보조는 차량이 차선을 벗어나지 않도록 조향을 보조한다.
이들 기능을 활용한 레벨2 수준의 주행보조 시스템은 운전자의 조향과 가감속을 지원하는 기술로, 운전자를 대신해 주행 상황을 판단하는 자율주행과는 차이가 있다. 전문가들은 주행보조 기능이 운전자의 부담을 낮출 수 있지만, 그만큼 전방 주시가 느슨해질 수 있어 시스템 작동 여부와 관계없이 운전자의 지속적인 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장거리 고속도로 주행에서 ACC를 사용할 경우에도 운전자는 전방 상황을 지속적으로 확인해야 한다. 앞차의 급제동이나 갑작스러운 끼어들기처럼 주변 상황이 빠르게 바뀌는 경우에는 운전자가 즉시 제동하거나 조향에 개입해야 한다. ACC가 가속과 제동 부담을 줄여주더라도 도로 상황에 대한 최종적인 판단까지 대신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차로 변경이나 톨게이트 등 차량 병목 현상이 발생하는 구간에서는 주의가 더 필요하다. 차로유지보조가 차량이 차선을 벗어나지 않도록 조향을 지원하더라도 차선이 좁아지거나 임시 차선이 설치되는 등 도로 구조가 바뀌는 경우에는 시스템의 판단에 한계가 있을 수 있어서다. 차선이 불분명하거나 주행 경로가 달라지는 구간에서는 주행보조 기능에 의존하기보다 직접 주변 상황을 확인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장거리 운전으로 피로가 누적되거나 졸음이 느껴질 경우 ADAS에 의존하기보다 운전을 멈추고 휴식할 것을 권장한다. 업계 관계자는 “주행보조 기능은 운전 부담을 낮추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지만 피로와 졸음을 해소하는 기능이 아니다”며 “집중력이 떨어지면 운전을 멈추고, 2시간마다 휴게소나 졸음쉼터에서 휴식을 취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말했다.

실제 사고 통계에서도 ADAS 사용 중 운전자의 지속적인 주의가 필요하다는 점이 나타난다. 삼성화재 교통안전문화연구소에 따르면 고속도로에서 ACC를 사용하다 발생한 사고는 2020년 15건에서 2025년 101건으로 6.7배 증가했다. 2020~2025년 누적 사고는 290건으로 집계됐다.
사고 유형별로는 차로 이탈이 180건으로 전체의 62.1%를 차지했다. 이어 차로 변경 차량과의 충돌이 18.6%, 전방 차량 추돌이 14.5%, 돌발 상황 회피 실패가 4.9%로 뒤를 이었다. 영상이 확보된 사고 149건 가운데 77.2%는 직선 구간에서 발생했고, 51.7%는 교통 흐름이 원활한 상황에서 발생했다.
ADAS 성능에 따른 사고율 차이도 확인됐다. 삼성화재가 2018~2024년 교통사고 83만여건을 분석한 결과, 자동차안전도평가(KNCAP) ADAS 평가에서 높은 점수를 받은 차량일수록 실제 사고율이 낮았다. 비상자동제동장치(AEBS)는 평가점수 85.1점 이상 차량의 추돌 사고율이 85점 이하 차량보다 약 11.5% 낮았고, 차로유지지원장치도 고득점 차량의 차로 이탈·중앙선 침범 사고율이 7.3% 낮았다.
ADAS에 대한 안전 관리도 강화되고 있다. 한국교통안전공단(TS)은 세종검사소에 자율차 평가시스템 ‘KADAS’를 구축하고 올해 6월부터 본격 운영하고 있다. ACC·AEBS·LKAS·차선이탈경고시스템(LDWS)·전방충돌경고시스템(FCWS) 등 5개 첨단안전장치를 한 개의 검사 진로에서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업계 관계자는 “ADAS를 맹신하고 주행 판단까지 맡기는 방식으로 사용해서는 안 된다”며 “차량 흐름이 원활해 운전자의 긴장이 풀리기 쉬운 상황일수록 ADAS에 대한 과도한 의존을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허인학 기자
ih.heo@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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