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개 당시 엄청난 폭발력을 일으킨 화제작은 아니었으나 시간이 흐를수록 깊은 여운을 남기며 진가를 인정받은 넷플릭스 시리즈 은중과 상연이 또 한 번 대단한 쾌거를 이뤄냈다.
국내 유수의 시상식에서 작품상과 극본상을 휩쓴 데 이어, 주연을 맡은 배우 박지현이 한국 여배우 최초로 국제에미상 여자연기상 최종 후보에 지목된 것이다.
안방극장을 눈물바다로 만들었던 두 친구의 연대기가 글로벌 무대에서도 뜨겁게 빛을 발하고 있다.

넷플릭스 시리즈 은중과 상연은 류은중과 천상연이라는 두 여성의 오랜 관계를 십대 시절부터 마흔 살이 될 때까지 섬세하게 추적하는 드라마다.
김고은이 은중을, 박지현이 상연을 연기해 환상적인 호흡을 맞췄다.
이들은 어린 시절부터 서로를 향해 가장 각별한 우정을 나누는 동시에 피할 수 없는 동경과 질투를 느끼며 복잡한 감정의 파도를 겪는다.
단순한 멜로를 넘어 오랜 세월 동안 한 사람의 인생을 관통하는 친구 관계의 변주를 깊이 있게 그려내며 큰 호평을 받았다.

박지현이 분한 천상연은 인생의 희로애락이 극적으로 교차하는 무거운 캐릭터다.
풋풋했던 젊은 날의 모습부터 시간이 흘러 삶의 끝자락에서 말기 암으로 극심한 고통을 겪는 순간까지 입체적으로 소화해 내야 했다.
특히 인생의 마지막을 앞두고 오랜 갈등 끝에 은중을 다시 찾아가 화해를 청하는 감정선은 시청자들의 가슴을 먹먹하게 만들었다.
박지현은 이 복잡하고 난해한 인물의 내면을 치밀하게 그려내며 독보적인 존재감을 각인시켰다.

이번 국제에미상 후보 지명이 단발성 이슈가 아닌 이유는 은중과 상연이 이미 국내외 권위 있는 무대에서 검증받은 명작이기 때문이다.
작품은 지난 5월 열린 제62회 백상예술대상에서 치열한 경쟁을 뚫고 TV 부문 작품상과 극본상을 거머쥐었으며, 이어 6월 글로벌OTT어워즈에서도 베스트 크리에이티브상을 수상했다.
탄탄한 스토리와 연출력 위에 배우들의 혼신을 다한 연기가 더해져 완성도 높은 웰메이드 시리즈의 반열에 당당히 올라섰다.

9월 25일, 국제텔레비전예술과학아카데미가 발표한 제54회 국제에미상 후보 명단에 박지현의 이름이 묵직하게 새겨졌다.
부문은 무려 연기자로서 최고의 영예인 여자연기상(Best Performance by an Actress)이다.
벨기에의 모나 미나 레온, 멕시코의 바르바라 모리, 영국의 셰리던 스미스 등 내로라하는 글로벌 배우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최종 후보 4인에 든 것이다.
특히 한국 여성 배우가 국제에미상 이 부문 후보에 지명된 것은 역사상 최초라는 점에서 의미를 더한다.

비교적 조용하게 시작했으나 작품성과 연기력으로 전 세계의 이목을 사로잡은 은중과 상연은 이제 오는 11월 23일 미국 뉴욕에서 개최되는 제54회 국제에미상 시상식만을 남겨두고 있다.
최종 수상 여부가 결정되는 결전의 날을 앞두고, 박지현이 전 세계 쟁쟁한 후보들을 제치고 트로피를 거머쥐며 새로운 역사를 써 내려갈지 국내외 팬들의 열띤 응원과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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