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 소비자단체가 포트나이트(Fortnite)의 아이템 판매 방식이 미성년자에게 결제를 압박했다며 개발사 에픽게임즈(Epic Games)를 상대로 1억 유로가 넘는 대규모 손해배상 청구에 나섰다. 미성년자 과금과 다크패턴(dark pattern)을 둘러싼 규제 압박이 세계적으로 커지는 가운데, 대표적 무료 플레이(F2P) 게임이 정면으로 겨냥된 사안이다.

네덜란드 소비자단체 마사스하더 & 콘슈멘트 재단(Stichting Massaschade & Consument·SMC)은 9월 24일(현지시각) 에픽게임즈를 상대로 1억 유로 이상의 환불·손해배상을 요구하는 집단 청구를 개시했다고 밝혔다. 게임와이가 확인한 외신 보도에 따르면, 재단은 정식 법적 절차와 합의 협상에 앞서 에픽 측에 책임을 묻는 통지를 보냈으며, 사건은 로테르담 법원에서 다뤄질 것으로 전해졌다.
재단이 문제 삼은 것은 포트나이트의 아이템 상점(Item Shop) 운영 방식이다. 재단은 상점에 표시되는 카운트다운 시계가 지금 사지 않으면 기회를 놓칠 것 같은 압박을 조성하지만, 실제로는 며칠 뒤에도 같은 상품을 살 수 있다고 지적했다. 수시로 바뀌는 상품 구성과 반복되는 구매 유도 역시 어린 이용자의 충동 결제를 부추기는 장치로 지목됐다. 재단은 에픽이 부모 동의 없이 아동의 개인정보를 수집했다는 문제도 함께 제기했다.


재단은 청구 대상을 21세가 되기 전에 포트나이트를 이용한 사람으로 설정하고, 이들이 미성년 시기에 쓴 금액을 환불하고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재단은 입장문에서 “에픽은 이용자가 구매하도록 압박하기 위해 게임을 의도적으로 설계했다”며 “어린 소비자는 바로 그런 것으로부터 보호받아야 한다”고 밝혔다.
“브이벅스, 진짜 돈 같지 않았다”… 설문에 드러난 이용자 경험
재단은 주장의 근거로 자체 설문 결과를 함께 제시했다. 게임와이가 확인한 내용에 따르면, 재단이 네덜란드 청소년 1천 명(16~19세)을 조사한 결과 포트나이트의 가상화폐 브이벅스(V-Bucks) 등을 구매한 응답자의 10명 중 6명이 “진짜 돈처럼 느껴지지 않았다”고 답했다. 또 구매 경험자의 절반가량은 시간 압박 속에 한 결제를 후회한 적이 있다고 응답했다. 재단은 이 같은 이용자 경험이 상점 설계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입장이다.
에픽게임즈는 이러한 주장에 반박했다. 게임와이가 확인한 에픽 측 입장에 따르면, 회사는 포트나이트에 자녀 보호(부모 통제) 기능과 미성년자 결제 시 PIN 입력 요구 등 구매 보호 장치를 두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에픽은 “포트나이트 아이템 상점에는 타이머가 없다”며 재단이 지목한 카운트다운 시계 문제를 정면으로 부인했다.

이번 청구는 에픽이 앞서 받아 온 규제·제재의 연장선에 있다. 에픽게임즈는 2022년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와 아동 개인정보 침해 및 다크패턴 관련 조사를 5억2천만 달러 규모로 합의한 바 있다. 또 네덜란드 소비자시장청(ACM)은 2024년 아동을 겨냥한 불공정 상거래 행위를 이유로 에픽에 약 112만5천 유로의 과징금을 부과했고, 이 과징금은 2026년 1월 로테르담 법원에서 유지 판결을 받았다. 재단은 앞서 에어비앤비·틱톡·구글·소니 등을 상대로도 유사한 집단 청구를 진행한 전력이 있다.


미성년자 과금과 다크패턴 규제는 국내에서도 확률형 아이템 규제, 아동 이용자 보호 논의와 맞물려 관심이 커지는 사안인 만큼, 대형 F2P 게임을 겨냥한 이번 청구의 향방이 국내 논의에도 참고점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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