닌텐도가 자사 게임 불법복제를 조직적으로 도운 온라인 커뮤니티 운영자를 상대로 낸 저작권 침해 소송에서 이겨, 미국 연방법원으로부터 450만 달러 규모의 배상 판결을 받아냈다. 스위치 해적판 유통망을 겨냥한 이번 판결은 닌텐도가 최근 몇 년간 이어 온 강경한 불법복제·에뮬레이터 대응의 연장선이다.
해외 게임 매체 게임스레이더가 9월 24일(현지시각) 전한 내용과 게임와이가 확인한 미국 법원 자료에 따르면, 워싱턴 서부연방지방법원(시애틀)은 닌텐도 아메리카(Nintendo of America·NOA)가 제기한 소송에서 피고에게 450만 달러를 배상하라는 디폴트 판결(default judgment·무변론 판결)을 내렸다. 피고인 제임스 윌리엄스(James Williams)는 온라인에서 아치박스(Archbox)라는 이름으로 활동한 인물로, 2024년 6월 말 소장이 접수된 이후 법원에 한 차례도 출석하거나 답변하지 않았으며, 이에 원고 주장이 그대로 인용되는 방식으로 판결이 확정됐다.

아치박스는 이용자 약 19만 명 규모의 스위치 불법복제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운영자(모더레이터)로 활동하면서, 여러 개의 이른바 ‘해적 상점’을 통해 불법복제된 스위치 게임 파일을 대량으로 유통한 것으로 지목됐다. 게임와이가 확인한 소장에 따르면 닌텐도는 그가 복제 방지 기술을 무력화하는 소프트웨어를 함께 안내하고, 더 빠른 다운로드 속도를 제공하는 유료·후원 등급까지 운영했다고 주장했으며, 그를 통해 유통된 불법복제 게임이 수천, 많게는 수십만 건에 이른다고 봤다.

450만 달러는 어떻게 산정됐나
배상액 450만 달러는 저작권 30종에 대해 1건당 법정손해배상 최고액인 15만 달러를 적용한 결과다. 닌텐도는 이 소송에서 복제 방지 기술 무력화 장치에 대한 별도 배상이나 변호사 비용까지는 청구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닌텐도는 법원에 낸 서면에서 오히려 이 금액이 “피고 행위의 중대성에 견줘 닌텐도 아메리카가 입은 손해를 보전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라고 밝혔다. 다만 이 문구는 판결 이후 발표된 별도 공식 성명이 아니라, 닌텐도가 무변론 판결을 청구하며 법원에 낸 서면에 담긴 표현인 만큼, 회사가 배상 규모 자체를 문제 삼았다기보다 피해 심각성을 강조한 대목으로 볼 수 있다.

이번 소송은 닌텐도가 스위치 출시 이후 강도 높게 이어 온 불법복제·에뮬레이터 대응 기조와 맞물려 있다. 닌텐도는 앞서 2024년 스위치 에뮬레이터 유주(Yuzu) 개발사와 240만 달러 규모의 합의를 이끌어냈고, 복제 방지 우회 장치와 해적판 배포 채널을 상대로 잇따라 법적 조치를 취해 왔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이번 판결은 개인 단위의 해적판 유통 운영자에게도 거액의 배상 책임을 물릴 수 있음을 보여준 사례로 기록됐다.

무엇보다 이번 사건은 무대응이 오히려 최대 배상으로 이어진 전형을 남겼다. 피고가 소송에 일절 대응하지 않으면서 닌텐도가 제시한 청구가 사실상 그대로 받아들여졌기 때문으로, 대형 게임사의 저작권 소송에 맞서 침묵으로 일관하는 전략의 위험성을 드러낸 결과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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