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스타가 개최되는 부산 벡스코 일대. 사진은 지스타 2025 현장. 사진=게임산업협회

‘위기론 지울 묘책’ 지스타, ‘글로벌·빅블러·인하우스’로 메운다
[한국금융신문 김재훈 기자] 국내 최대 게임 전시회 ‘지스타 2026(G-STAR 2026)’이 오는 11월 개최를 앞두고 전례 없는 구조적 변화에 정면으로 맞닥뜨렸다. 오랜 기간 메인 B2C(기업과 이용자 접점)관 중추를 담당했던 주요 대형 게임사 상당수가 올해 참가 명단에서 빠지면서 라인업 부실에 대한 업계 안팎의 우려가 적지 않다.
국내 대형 게임사 중에서는 10년 연속 참가를 이어가며 K-게임의 자존심을 지킨 크래프톤과 핵심 IP(지적재산권) 차기작을 내세운 웹젠만이 묵직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을 뿐이다. 전통적인 ‘국내 대형 신작 시연장’으로서 위상이 위축된 상황에서 지스타 조직위원회는 글로벌 대형 게임사 유치, 산업 간 경계를 허무는 ‘빅블러(Big Blur)’ 융복합, 조직위 주도 인하우스(In-house) 기획 콘텐츠 전면 배치라는 카드들을 꺼내 들었다.

지스타 2026 BTC 제 1전시관 부스 배치도. / 사진=지스타조직위

‘위기론 지울 묘책’ 지스타, ‘글로벌·빅블러·인하우스’로 메운다
국내 대기업 공백 메운 해외 공룡들
올해 지스타 2026은 오는 11월 18일 부산 벡스코 일대에서 전야제 행사인 ‘대한민국 게임대상’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국내 최대 게임축제의 막이 열린다.
올해로 22회째를 맞이한 지스타는 매년 다양한 게임사의 신작 쇼케이스 현장으로 국내 게임팬들의 큰 관심을 받아왔다. 하지만 올해 지스타는 넥슨, 엔씨, 넷마블 등 국내 주요 대형 게임사들이 참가가 불투명하면서 기대보다는 우려가 먼저 나오는 상황이다.
지스타 조직위는 국내 대형 게임사 부제에도 게임쇼 본연의 가치를 지키기 위해 글로벌 게임사 유치에 심혈을 기울였다. 그 결과 올해 지스타는 국내 게임사 부재가 아쉬운 대목이긴 하지만, 역설적으로 유저들에게는 해외 거대 퍼블리셔와 콘솔·PC 신작을 한자리에서 깊이 있게 경험할 수 있는 글로벌 전시회로서의 색채가 한층 강화됐다는 평가다.
먼저 이용자들의 기대가 가장 많이 쏠리는 참가사는 ‘서브컬처 공룡’들이다. 글로벌 서브컬처 팬덤을 이끄는 호요버스와 빌리빌리, 그리고 넷이즈(조커 스튜디오)가 대형 B2C 부스를 꾸리고 미공개 신작 프로젝트 시연과 팬 이벤트를 전면에 배치한다. 국내 팬층이 두터운 해외 IP들이 전시장의 새로운 메인 타깃으로 떠오른 셈이다.
특히 글로벌 서브컬처 흥행작 ‘원신’으로 유명한 호요버스는 약 4년 만에 지스타에 참가하며 국내 이용자들의 기대를 받고 있다.
또한 인텔 협력 파트너로 나선 세가·코에이 테크모도 ‘인텔 신작 체험존’을 통해 내년 출시 예정의 글로벌 신작 등을 소개한다. 특히 세가는 토탈 워:워해머 40k 등 글로벌 기대작을 전면에 배치하며 지스타의 글로벌 위상을 높였다. 코에이 테크모도 최신 콘솔·PC 라인업 시연대가 마련된다.

지스타 2025 크래프톤 부스 전경. / 사진=크래프톤

‘위기론 지울 묘책’ 지스타, ‘글로벌·빅블러·인하우스’로 메운다
게임의 경계를 허문 새로운 도전
글로벌 대형사들의 참가뿐만 아니라 올해 지스타를 관통하는 핵심 키워드 ‘산업 간 융복합’도 관심 포인트다. 게임이라는 한계를 넘어 시장의 기술적 영역부터 컨퍼런스 무대의 콘텐츠 서사까지 전방위적인 ‘빅블러(Big Blur)’ 현상이 지스타의 새로운 정체성으로 자리 잡고 있다.
기술적 평준화가 이뤄지는 AI 시대에 스크린, 컷, 게임 화면의 경계를 넘어 시나리오와 서사가 작동하는 본질을 논하겠다는 구상이다. 이는 지스타가 단순한 게임 소프트웨어 전시회를 넘어, 이종 산업의 모빌리티·AI 기술과 타 분야의 스토리텔링이 유기적으로 집약되는 ‘종합 문화 콘텐츠 IP의 장’으로 도약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러한 빅블러 현상을 가장 잘 나타나는 부분이 최초 비게임 메인스폰서 ‘크랙’이다. 지스타는 그동안 게임 개발·유통사 메인 스폰서를 맡아왔다. 게임업종이 아닌 아닌 생성형 AI 스타트업 ‘뤼튼테크놀로지스’의 AI 스토리 플랫폼 크랙이 메인스폰서로 등판한 것은 상징적이다.
크랙은 현장에서 생성형 AI 기반의 게임 NPC 상호작용, 유저 맞춤형 시나리오 생성, AI 기반 2차 창작 체험존 등을 선보인다. 단순 게임 플레이를 넘어 AI 기술과 결합된 미래형 엔터테인먼트의 비전을 제시할 계획이다.
올해 지스타를 찾는 현대자동차와의 협업 부스는 조직위가 가장 기대하는 부분이다. 현대차는 지스타 현장에서 차량용 인포테인먼트(IVI) 게임 체험과 ‘2026 현대 N 버추얼 컵’ e스포츠 대회 등을 개최한다.
이 밖에 네이버웹툰·카카오페이지 등과 협력관을 통해서는 캐릭터 팬덤을 겨냥한 팝컬처·굿즈·코스프레 종합 체험 공간을 구축했다.
지스타의 핵심 컨퍼런스 콘텐츠로 자리 잡은 G-CON(지콘)도 스토리텔링 중심 종합 예술관으로 재정의했다.
지콘은 그동안 게임 개발 방법론과 기술 구현에 초점을 맞췄다면, 올해는 ‘서사(Narrative)’를 주제로 삼으며 이종 산업 연사들을 대거 흡수했다. 스퀘어 에닉스의 키타세 요시노리, CDPR 개발진, 시프트업 김형닫기

김형기사 모아보기태 대표 등 게임 거장들은 물론, 영화 장항준 감독과 이병헌 감독, 유미의 세포들 이동건 웹툰 작가가 마이크를 잡는다.

지스타 2025 게임 코스프레 어워즈 현장. / 사진=지스타조직위

‘위기론 지울 묘책’ 지스타, ‘글로벌·빅블러·인하우스’로 메운다
인하우스 콘텐츠로 내실 강화
올해 지스타 전시 콘텐츠 변화도 주목할 만하다. 그동안 지스타는 대형 게임사 신작에 의존하는 구조로 행사 고유의 오리지널 콘텐츠가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올해 지스타 조직위는 스스로 전시의 판을 짜고 기획한 ‘인하우스 콘텐츠’의 비중을 역대 최대 규모로 끌어올렸다. 기존 지스타가 참가 기업들에게 공간을 임대하고 각 부스의 신작 시연 프로그램에 의존하던 형태였다면, 올해는 대형사의 불참으로 확보된 전시 공간을 유저 친화적이면서도 독창적인 자체 기획관으로 재구성해 내실을 기했다.
먼저 벡스코 제2전시장 1층 BTC관의 핵심 축을 담당하는 인디 쇼케이스는 규모와 질적 수준 모두를 대폭 강화했다. 스팀덱의 국내 공식 유통사 코모도, 디스코드, 유니티, 디볼버 디지털 등 글로벌 대표 인프라·플랫폼사들이 조직위와 손잡고 전용 부스를 함께 기획했다.
순한 작품 배치를 넘어 개발자와 유저가 직접 소통하는 피드백 존, 글로벌 퍼블리셔와의 B2B 매칭 라운지까지 아우르는 초대형 ‘인디 게임 생태계 플랫폼’으로 진화했다.
유저 동선을 반영해 조직위가 직접 조성한 특별 기획관들도 돋보인다. 한국 게임 산업의 역사를 돌아보는 ‘게임 역사·유산 체험관’, 현장에서 진행된 AI 기반 게임 개발 경진대회 결과물을 관람객이 직접 플레이하는 ‘AI 게임 제작 잼(Jam) 성과 전시존’, 그리고 코스프레 마니아들을 위한 ‘지스타 코스프레 어워즈 전용 무대’ 등이 전시장 동선 곳곳에 들어선다.
지스타 조직위 관계자는 “올해 지스타는 전시 공간을 관람객이 직접 만지고, 참여하고, 기록할 수 있는 체험 중심으로 꾸몄다”며 “보드게임존, 서브컬처 굿즈 마켓, 팬아트 전시회 등으로 메워 전 전시장의 대중문화 축제화를 구상했다”고 설명했다.
김재훈 한국금융신문 기자 rlqm93@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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