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공장소에서 사타구니를 몰래 긁는 게임이 스팀에서 ‘매우 긍정적’ 평가를 받았다. 인디 개발사 텐피트게임즈(10ft Games)가 9월 11일 출시한 ‘볼 스크래치 시뮬레이터(Ball Scratch Simulator)’다. 게임와이가 9월 29일 스팀 상점 페이지 평가를 집계한 결과 전체 94개 가운데 82개가 추천으로, 긍정 비율은 약 87%다.
규칙은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와 닮았다. 주변 사람이 보지 않는 틈에 긁고, 누군가 돌아보면 곧바로 손을 멈춘다. 들키지 않고 오래 버틸수록 점수가 오른다. 한국어 상점 페이지는 첫 문장부터 “불알이 가렵습니다. 당신은 공공장소에 있습니다. 이제 모두의 문제입니다”라고 소개한다. 손은 일부러 굼뜨고 떨리게 만들어 조작 자체가 웃음 포인트다. 출시 시점 장소는 6곳이며 최대 4인 멀티플레이, 선택형 PC VR 모드, 주간 도전, 세계 순위표를 갖췄다. 가격은 3,990원이고 한국어 인터페이스와 자막을 지원한다. 9월 24일 1.0.3 패치에서는 공공장소 기행 끝에 법정에 서게 되는 7번째 스테이지가 추가됐다.

개발사의 태도도 게임만큼 뻔뻔하다. 스팀은 AI로 만든 콘텐츠가 있으면 개발사가 사용 방식을 밝히도록 하는데, 텐피트게임즈는 여기에 “게임 전체가 AI 슬롭(AI slop)이다. 기계들이 긁는 기분이 어떤지 알고 싶어 했다”고 적었다. AI 슬롭은 AI로 대충 찍어낸 저품질 콘텐츠를 비꼬는 해외 인터넷 표현이다. 텐피트게임즈는 공식 홈페이지에서 이 게임을 “어색한 잠입 코미디”로 분류했다.

이용자 평가도 농담 대회에 가깝다. 스팀에서 가장 많은 공감을 얻은 평가는 “은행 창구 직원한테 불알 긁다가 계속 걸렸다. 게임은 아직 안 해봤다”는 영어 리뷰다. “스토리도 퀘스트도 없다. 공만 있다. 이 업계에 딱 필요한 것”, “VR챗을 수백 시간 했는데 VR에서 긁을 생각은 한 번도 못 했다. 기술이 정점에 올랐다”는 평가도 추천을 눌렀다. 비추천 평가마저 “너무 세게 긁다가 취조실에서 과다출혈로 죽었다”는 식이다. 한국어 평가는 1개로, 0.4시간 플레이한 이용자가 “아 시원하다” 한 줄을 남겼다.
염소·식빵·아빠와 샤워…스팀은 원래 이랬다?
황당한 소재로 호평을 받은 게임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스팀에는 이름만 들으면 장난 같은데 평가는 탄탄한 ‘이상한 시뮬레이터’ 계보가 있다. 2014년 나온 ‘고트 시뮬레이터(Goat Simulator)’는 염소가 되어 마을을 들이받고 부수는 게임으로, 평가 7만여 개 가운데 91%가 추천했다. 같은 해 나온 ‘옥토대드: 데드리스트 캐치(Octodad: Dadliest Catch)’는 인간으로 변장한 문어 아빠가 가족에게 정체를 들키지 않고 일상을 버티는 게임이다. 들키면 끝이라는 점에서 볼 스크래치 시뮬레이터와 뼈대가 같고, 추천 비율은 94%다.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쪽은 2015년 출시된 ‘아빠와 샤워 시뮬레이터 2015(Shower With Your Dad Simulator 2015)’다. 제목 그대로 아빠와 함께 샤워하는 속도전 게임인데, 평가 1만여 개 중 95%가 추천해 ‘압도적으로 긍정적’ 등급을 달았다.

식빵이 되어 토스트가 되는 것이 목표인 ‘아이 엠 브레드(I Am Bread)’는 78%, 손 하나를 움직이는 것 자체가 과제인 ‘핸드 시뮬레이터(Hand Simulator)’는 84%의 추천을 받았다. 볼 스크래치 시뮬레이터가 내세운 ‘말을 안 듣는 손’ 역시 이 계보에서 이미 검증된 웃음 공식이다.

▲ 엉뚱한 소재 시뮬레이션 게임 스팀 평가(2026년 9월 29일 집계, 전체 언어)
| 게임 | 출시 | 스팀 평가 | 평가 수 | 추천 비율 |
|---|---|---|---|---|
| 볼 스크래치 시뮬레이터 | 2026 | 매우 긍정적 | 94 | 87% |
| 아빠와 샤워 시뮬레이터 2015 | 2015 | 압도적으로 긍정적 | 10,032 | 95% |
| 옥토대드: 데드리스트 캐치 | 2014 | 매우 긍정적 | 10,722 | 94% |
| 고트 시뮬레이터 | 2014 | 매우 긍정적 | 70,295 | 91% |
| 핸드 시뮬레이터 | 2017 | 매우 긍정적 | 36,204 | 84% |
| 아이 엠 브레드 | 2015 | 대체로 긍정적 | 5,957 | 78% |
이들 게임의 공통점은 일부러 불편하게 만든 조작과 ‘들키면 안 된다’는 긴장감, 그리고 스트리머와 시청자가 함께 웃을 수 있는 짧은 소동이다. 볼 스크래치 시뮬레이터 역시 VR 모드에 시청자용 1080p 화면을 따로 띄우는 스트리머 모드를 넣었다. 상점 페이지에는 “상황을 더 악화시키고 싶은 플레이어라면 VR이 최고의 선택”이라는 문구까지 적혀 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