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폐 스펙트럼(오티즘)에 대한 이해도와 사회 인식을 생각해 봤을 때 대한민국은 아직 황무지라고 할 수 있다. 척박한 현실 속에서도 오티즘 당사자와 가족의 곁에서 각자의 방식으로 변화를 개간해 온 사람들이 있다. 제19회 세계자폐인의 날을 맞아 열린 기념행사에서 이뤄진 시상식은 이들의 실천에 공적 가치를 부여한 자리였다.
이번 포상은 그 성격의 다양성에 의미가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올해는 보건복지부 장관 표창과 한국자폐인사랑협회장상, 오티즘 프렌들리 어워드가 수상됐다. 국가 차원의 보건복지부 장관 표창은 지속적인 인식 개선과 사회통합의 노력을 공식적으로 인정했고, 협회장상은 당사자와 가족의 삶 속 실천과 성장을 조명했다. 오티즘 프렌들리 어워드는 사회 전반의 환경 변화를 이끈 협력의 가치를 드러냈다.
투데이신문은 제19회 세계자폐인의 날을 맞아 오티즘 당사자와 가족의 권리 증진과 사회 인식 개선에 기여한 오티즘 동행인(人)들을 조명해 봤다.
![2024년 9월 프랑스 파리 OECD 본부에서 개최된 발달장애 화가 합동 전시회 ‘아트패러’에서 강대성 회장이 장애인 작가들과 함께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제공=본인]](https://contents-cdn.viewus.co.kr/image/2026/04/CP-2022-0036/image-3b8c1772-f7bd-42ef-b31d-7e9491d6c069.jpeg)
【투데이신문 권신영 기자】제19회 세계자폐인의 날을 맞아 오티즘 당사자와 가족을 위한 복지 증진 및 권리 옹호에 기여한 공로를 기리는 포상이 이뤄졌다. 보건복지부 장관 표창을 수상한 ㈜크랜베리 강대성 회장은 오티즘 인식개선과 당사자 기회 확대를 위해 지속적으로 현장에서 활동해 온 활동가형 리더다.
보건복지부 장관 표창은 매해 4월 2일 세계자폐인의 날을 계기로 수여되는 상으로 오티즘에 대한 사회적 이해를 넓히고 사회통합에 기여한 개인과 단체의 공로를 국가 차원에서 공식 인정한다는 점에서 높은 공신력과 상징성을 지닌다. 특히 이번 수상자는 3년 이상의 지속적인 인식개선 활동과 사회적 기여를 바탕으로 엄정한 심사를 거쳐 선정됐다.
이번에 개인 부문 수상자로 선정된 ㈜크랜베리 강대성 회장은 기업 경영과 사회적경제, 복지 현장을 두루 경험하며 실질적인 변화를 만들어온 인물이다. 약 4년 전 한국자폐인사랑협회(이하 협회)와의 인연을 계기로 그는 오티즘을 막연히 ‘어려운 영역’으로만 바라보던 시선에서 벗어나 당사자와 가족의 삶을 보다 가까이에서 이해하게 됐다.
강 회장은 협회가 추진한 오티즘 레이스를 준비하기 위해 TF를 꾸려 보다 체계적이고 효율적인 대회 운영을 지원했고, 오티즘 아동 화가들과 함께 해외 전시에 참여하며 더 넓은 무대에서 작품 활동을 이어갈 기회를 마련했다. 귀국 후에는 재능 있는 발달장애 아동을 발굴해 전시와 일자리로 연결하는 데 힘썼고 사회적경제 조직과의 협력을 통해 오티즘 당사자 고용이 일회성에 그치지 않도록 판로 개척과 경영 자문에도 힘을 보태왔다.
오티즘 당사자의 삶을 보다 넓은 사회로 확장하려는 이 같은 노력은 이번 수상의 배경이기도 하다. 오티즘 당사자들의 기회와 지속 가능한 제도 개선을 함께 고민해온 강 회장의 행보는 현장 안팎에서 의미 있는 변화를 만들어왔다. 이번 인터뷰에서는 그가 걸어온 변화의 과정과 앞으로 그려가고 싶은 방향에 대해 직접 들어봤다. 다음은 강 회장과의 일문일답.
![지난 2일 제19회 세계자폐인의 날을 맞아 한국자폐인사랑협회가 개최한 기념행사에서 ㈜크랜베리 강대성 회장이 상장을 수여받고 있다. [사진제공=본인]](https://contents-cdn.viewus.co.kr/image/2026/04/CP-2022-0036/image-6b5dd323-966d-485f-9ed7-7913b4fd2c50.jpeg)
Q. 제19회 세계자폐인의 날 기념행사에서 보건복지부 장관상 수상이라는 영예를 안았다. 수상이 있기까지 오티즘과 관련해 그간 어떤 활동에 집중해 왔는지 소개해 달라.
협회와 인연은 4년 전부터 시작됐다. 협회를 만나기 전에는 오티즘에 대해 ‘어려움이 크겠다’는 막연한 생각이 있었는데 협회를 알게 되면서 오티즘에 대한 인식이 크게 바뀌었다. 그래서 협회가 진행한 오티즘 레이스에 관여하면서 TF를 결성해 효율적이고 체계적인 대회가 되도록 지원했다.
몇 년 전에는 자폐 아동 화가들과 함께 오스트리아를 방문해, 이들이 더 넓은 시야에서 작품 활동을 이어갈 수 있도록 기회를 마련했다. 귀국 후에는 대한사회복지회와 함께 어려운 환경에 있으나 재능 있는 아이들을 발굴해 숨겨진 역량을 끌어내고, 작품 전시와 일자리로 연결될 수 있도록 지원했다. 또한 사회적경제 조직에서 자폐인 아동들을 고용해 사회적 가치를 만들고 있는데 이들 기업의 지속 가능을 위해 판로개척, 경영기법 등에 대한 경영지도를 해 왔다.
Q. 3년 이상 오티즘 인식 개선을 위한 활동을 지속해 왔다. 활동을 꾸준히 이어올 수 있었던 원동력은 무엇인가.
자폐아동과 부모들을 만나보면 그들의 어려움을 알게 된다. 그냥 귀동냥으로 아는 것은 아는 것이 아니다. 그들을 직접 만나보면서 비장애인들과 같은 일상을 보내도록 도움을 줘야겠다는 생각에서 출발한 것이다.
Q. 이번 수상에 대한 소감과 함께, 해당 상이 본인에게 어떤 의미로 다가오는지 말씀 부탁드린다.
이 분야에서 묵묵히 헌신하시는 분들이 많은데도 제게 상을 주신 것은 앞으로 더 열심히 활동하라는 격려이자 당부의 주문서로 생각한다.
Q. 그동안의 활동이 오티즘 당사자나 가족들에게 어떤 긍정적인 변화나 영향을 가져왔다고 생각하시는지, 기억에 남는 인상적인 사례가 있다면 함께 소개 부탁드린다.
사회적기업이 지속가능성을 확보하는 과정에서 자폐인을 고용해 첫 월급을 지급했다. 그 월급을 받은 아이의 어머니로부터 감동적인 편지를 받았다. 편지에는 매번 사회복지 비용의 수혜자에 머물렀던 입장에서 벗어나 사회복지 비용의 기여자로 변화한 데 대한 깊은 감동이 담겨 있었다. 장애인 일자리가 중요한 이유다.
Q. 현장에서 활동하며 느끼기에 오티즘 당사자와 가족을 위해 가장 시급하게 개선돼야 할 정책이나 제도는 무엇이라고 보는지 의견을 듣고 싶다.
당사자나 가족들에게 믿음을 주는 정책이 필요하다. 하지만 매번 법을 만들고 나면 실제 혜택을 보는 사람은 입법취지와 다르게 나타나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느낀다. 정책입안자들에게 보다 더 현장 밀착형 정책을 주문하고 싶은 마음이다.
Q. 오랜 기간 활동을 지속하면서 어려움이나 한계를 느낀 순간도 있었을 것 같다. 어떤 한계를 느꼈는지, 이를 어떻게 극복해 왔는지도 함께 말씀 부탁드린다.
초기 오티즘 레이스 TF 운영 당시에는 비용 절감을 위해 선정한 대행사에서 문제가 발생해 참가자들의 불만이 제기되기도 했고 코스 설정이 원활하지 않아 완주에 어려움을 겪는 상황도 있었다.
이 같은 시행착오는 현장의 세심한 대응으로 하나씩 수습해 나갔다. 당시 직원들이 참가자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대응했고 이를 계기로 보다 안정적이고 체계적인 대회 운영을 해나갈 수 있었다.
앞으로는 장기적으로 함께할 후원기업을 확보해 대회의 안정성을 높이고, 현재 약 3500명 수준인 참가 규모를 향후 1만명 수준까지 확대해 나가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주변 사람들은 ‘왜 편하게 지내지 않느냐’고 자주 질문한다. 이런 질문을 받으면 당당히 답변한다. 사회적으로 가치 있는 일을 하다보면 스스로에게 커다란 에너지가 생긴다고. 나로 인해 한 사람의 삶이 긍정적으로 바뀐다고 생각하면 더욱 보람이 생긴다.
![㈜크랜베리 강대성 회장의 사무실에 비치돼 있는 이진원 오티즘 작가의 작품 ‘슬픈 늑대’. 지구 온난화와 밀렵으로 친구를 잃어 슬픈 늑대의 모습을 묘사했다. [사진제공=본인]](https://contents-cdn.viewus.co.kr/image/2026/04/CP-2022-0036/image-864eccdf-de3e-49fe-a937-4b8e83e1dc00.jpeg)
Q. 앞으로 오티즘 인식 개선 및 관련 활동과 관련해 이루고 싶은 목표나 계획이 있다면 무엇인가.
지금은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을 하고 있기 때문에 새로운 활동보다는 올해 가을 무렵 열릴 오티즘 레이스가 지속가능하고 참가자가 만족을 하는 대회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만들고 싶다. 참가자 1만명시대를 열어보고자 한다.
Q. 본인에게 ‘오티즘을 이해한다는 것’의 의미는 무엇인가.
다름을 인정하고 이해하는 것이다. 사람은 다름을 인정하지 않는 순간 편견이 생긴다.
Q. 오티즘에 대한 이해와 포용이 필요한 시점에서 비장애인 시민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자유롭게 부탁드린다.
지하철 등 공공시설에서 자폐 아동을 포함한 장애인을 만나면 배려해 주길 바란다. 오티즘 당사자들의 삶이 개선되는 활동에 조금이나마 손을 보태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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