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퍼블릭=김미희 기자]지난 15일 열린 미·중 정상회담이 첨단 반도체 수출 통제에 대한 합의점을 찾지 못한 채 이른바 ‘반도체 노딜’로 막을 내렸다. 하지만 막판에 전격 합류한 엔비디아의 행보로 인해, 최신 AI 칩 ‘H200’이 중국 시장의 빗장을 열어젖힐 것이라는 기대감은 오히려 커지는 모양새다.
이번 회담에서 가장 화제를 모은 장면은 엔비디아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의 ‘에어포스원(미 대통령 전용기) 깜짝 동승’이었다. 당초 백악관이 발표한 방중 경제인 명단에 없던 황 CEO는 전용기가 워싱턴DC 앤드루스 공군기지를 이륙할 당시에는 탑승하지 않았다.
그러나 황 CEO가 빠졌다는 소식을 접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알래스카 공항 경유 중 직접 전화를 걸어 합류를 요청하면서 극적인 동승이 성사된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은 황 CEO의 깜짝 합류를 H200 칩의 중국 수출 재개를 위한 청신호로 해석했다. 실제로 그는 최근 미국과 중국 정부 고위 관계자들을 잇달아 만나 엔비디아 칩의 중국 판매 허용을 끈질기게 설득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비록 정상회담에서 반도체 자체는 ‘노딜’로 끝났지만, 여지는 남아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H200 같은 고성능 칩의 대중국 수출을 막으면서도, 지난해 12월 엔비디아에 이익의 25%를 수수료로 내는 조건을 걸며 규제를 일부 완화하겠다고 입장을 선회한 상태다.

반면 중국 정부는 자국산 칩 사용을 독려하는 ‘기술 자립’ 기조를 유지하며 그간 자국 기업들의 H200 구매 허가를 지연시켜왔다. 미국이 그간 반도체 등의 핵심 부품에 대해 통제를 하면서 중국은 화웨이(사진) 등 자국 인공지능·반도체 기업을 육성중이다.
이에 엔비디아는 수개월간 미국과 중국 양측의 라이선스를 기다려온 상태다.
이러한 교착 상태 속에서 황 CEO는 다시 한번 정면 돌파 의지를 피력했다. 그는 현지시간 18일, 블룸버그TV와 인터뷰에서 “중국 정부는 자국 시장을 어느 정도까지 보호할지 결정해야 한다”며 “시간이 지나면 시장이 개방될 것이라는 게 내 판단”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이번 방중 기간 동안 중국 당국자들과 H200 판매를 직접 논의하지는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황 CEO는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 지도부와 관련 대화를 나눈 것으로 안다”며 “양국 정부가 어떤 결정을 내릴지 차분히 기다리는 중”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귀국 후 H200 수출 문제에 대해 “이야기가 오갔고, 일부 진전이 있을 수 있다”며 묘한 여운을 남겼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 방문에서 귀국한 이후 H200 칩 문제에 대해 “거론되긴 했고 뭔가 진전이 있을 수 있다고 본다”면서도 구체적인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다만 당시에는 반도체 수출통제는 주요 의제가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황 CEO의 합류는 H200 칩의 중국 판매에 대한 청신호로 여겨지면서 엔비디아 주가의 급등을 이끌어 한때 엔비디아 시가 총액은 장중 5조7000억 달러까지 치솟았다.
업계에서는 규제가 풀리고 시장이 정상화될 경우, 중국 AI 칩 시장 규모를 최대 500억 달러(약 68조~70조원)에 달할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이에 오는 21일 실적발표를 앞둔 엔비디아에 거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이번 실적 발표 현장에서 젠슨 황이 중국 AI 칩 판매 전망 및 공급망 변화에 대해 어떤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을 내놓을지 예의주시하고 하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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