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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업승계 박사 김봉수 칼럼] 가업승계, 지원제도를 쓰지 않아도 승계는 이미 시작된다

[지분 이전=가족승계=가업승계 시작]
[지분 이전=가족승계=가업승계 시작]

가업승계를 앞둔 경영자에게 “가업승계 준비를 하고 계신가”라고 물으면 의외의 답이 돌아온다. “우리는 가업승계 안 합니다.” 그런데 다시 묻는다. “그러면 앞으로 회사는 어떻게 하실 계획입니까.” 그때 많은 경영자가 이렇게 말한다. “그냥 자녀에게 지분을 넘기려고 합니다.” 바로 이 대목에 한국 가업승계 현장의 가장 큰 오해가 숨어 있다.

자녀에게 지분을 넘기는 것 자체가 이미 가업승계다. 가업상속공제나 증여세 과세특례를 활용해야만 가업승계가 되는 것이 아니다. 제도를 쓰면 가업승계이고, 제도를 쓰지 않으면 단순한 가족 간 주식 이전이라고 생각하는 순간 준비의 문은 닫힌다. 그러나 회사의 지분, 경영권, 의사결정권, 세금 부담, 후계자의 책임이 다음 세대로 이동한다면 그것은 명백한 가업승계다.

이 오해는 단지 경영자 개인의 착각에서만 비롯된 것이 아니다. 그동안 가업승계 지원제도는 존재했지만, 현장에 충분히 전달되지 못했다. 제도는 복잡했고, 설명은 어려웠으며, 정책 홍보는 세무 전문가나 일부 관심 있는 기업에게만 닿는 경우가 많았다. 많은 중소·중견기업 경영자는 제도를 몰라서 쓰지 못했고, 요건이 까다로울 것이라는 막연한 부담 때문에 처음부터 검토하지 않았다.

그 결과 가업승계는 두 갈래로 나뉘었다. 한쪽은 제도를 활용하는 기업이고, 다른 한쪽은 아무런 제도적 보호 없이 가족에게 지분을 넘기는 기업이다. 문제는 후자도 승계를 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다만 준비되지 않은 승계를 하고 있을 뿐이다. 제도를 활용하지 않는 승계는 승계가 아닌 것이 아니라, 안전장치 없이 진행되는 승계다.

정부는 중소·중견기업의 원활한 승계를 돕기 위해 가업상속공제, 가업승계 증여세 과세특례, 연부연납, 납부유예 등 여러 장치를 마련해 왔다. 제도의 취지는 분명하다. 창업세대가 일군 기업이 세금 부담과 지분 갈등 때문에 흔들리지 않도록 돕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제도가 아무리 있어도 경영자가 자신이 승계의 당사자라는 인식을 갖지 못하면 정책은 현장에 도달하지 못한다.

현장에서 보면 가업승계의 첫 실패는 세금 계산에서 시작되지 않는다. “나는 가업승계를 하는 것이 아니다”라는 인식에서 시작된다. 그렇게 생각하면 상속세 예상액도 계산하지 않고, 지분 구조도 점검하지 않으며, 후계자의 경영 참여 계획도 뒤로 미룬다. 가족끼리 알아서 넘기면 된다고 생각하지만, 회사는 가족관계만으로 움직이지 않는다. 임직원, 금융기관, 거래처, 주주, 과세당국이 모두 그 변화를 바라본다.

지분 이전은 단순한 명의 변경이 아니다. 회사의 의사결정 구조가 바뀌는 일이다. 오너의 지분 일부가 자녀에게 넘어가면 특수관계인 구조, 의결권, 배당, 자금 출처, 증여세, 향후 상속세 부담이 함께 움직인다. 배우자와 다른 자녀의 이해관계도 생긴다. 후계자가 실제로 경영을 감당할 수 있는지에 대한 조직 내부의 시선도 달라진다.

[가업승계 준비 5단계 로드맵]
[가업승계 준비 5단계 로드맵]

그래서 가업승계는 제도를 활용하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준비하느냐의 문제다. 제도를 활용할 수 있다면 적극 검토해야 한다. 제도 요건에 맞지 않거나 활용하지 않기로 했다면 그에 맞는 별도의 승계전략을 세워야 한다. 아무 전략 없이 지분만 넘기는 방식이 가장 위험하다. 세금은 나중에 계산해도 된다는 생각이 회사를 유동성 위기로 몰아넣을 수 있고, 가족 간 합의가 부족하면 경영권 분쟁으로 이어질 수 있다.

가업상속공제나 증여세 과세특례는 절세 수단이기 전에 승계 구조를 점검하게 만드는 제도적 문이다. 요건을 검토하는 과정에서 기업은 업종, 보유기간, 대표자 요건, 후계자의 경영 참여, 사후관리, 고용과 자산 유지 문제를 들여다보게 된다. 이 과정 자체가 승계 준비다. 제도를 쓰지 않더라도 이 점검은 반드시 필요하다.

가업승계는 세금을 줄이는 기술이 아니라 기업을 다음 세대에 무너지지 않게 넘기는 과정이다. 세금은 그 과정의 한 축일 뿐이다. 더 깊은 곳에는 후계자의 리더십, 가족 간 신뢰, 임직원의 수용, 거래처의 안정, 지배구조의 정비가 있다. 숫자만 맞아도 사람이 흔들리면 승계는 실패한다. 반대로 사람만 믿고 숫자를 외면해도 승계는 위험해진다.

경영자는 먼저 스스로에게 물어야 한다. 내 회사의 지분은 앞으로 누구에게, 언제, 어떤 방식으로 이동할 것인가. 그 과정에서 세금은 얼마이고, 납부 재원은 어디에서 마련할 것인가. 후계자는 이미 경영에 참여하고 있는가. 임직원은 후계자를 인정할 준비가 되어 있는가. 다른 가족 구성원과의 합의는 이루어졌는가. 이 질문에 답하지 못한 채 지분을 넘기는 것은 승계가 아니라 우연에 맡기는 일이다.

가업승계 준비의 첫걸음은 거창하지 않아도 된다. 현재 지분 구조를 정리하고, 예상 상속세와 증여세를 추정하며, 후계자의 역할과 권한을 문서화하는 일부터 시작하면 된다. 여기에 금융기관 차입 가능성, 보험 활용, 배당정책, 연부연납 가능성, 납부유예 검토, 가족 간 합의 구조를 차례로 붙이면 승계 로드맵이 보이기 시작한다.

[ ‘가업승계 준비 8단계 로드맵’]
[ ‘가업승계 준비 8단계 로드맵’]

정책당국도 이 지점을 더 깊이 보아야 한다. 가업승계 지원제도의 활용도가 낮다면 단순히 기업의 관심 부족으로만 볼 일이 아니다. 제도가 현장의 언어로 설명되고 있는지, 경영자가 자신을 지원 대상이라고 인식할 수 있는지, 세무·법률·경영을 통합한 안내 체계가 충분한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 가업승계는 사적 상속의 문제가 아니라 고용, 기술, 지역경제, 산업 지속성의 문제다.

중소기업 한 곳의 승계 실패는 한 가족의 문제로 끝나지 않는다. 숙련 근로자의 일자리, 협력업체의 매출, 지역 상권, 축적된 기술과 신뢰가 함께 흔들린다. 그래서 가업승계 정책은 세제 지원을 넘어 산업정책의 관점에서 다루어야 한다. 승계를 준비한 기업이 살아남고, 후계세대가 혁신을 이어가며, 지역경제가 지속되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현장에서 늘 강조하는 말이 있다. 가업승계는 제도명이 아니라 현실의 이름이다. 제도를 활용하면 더 체계적으로 준비할 수 있고, 제도를 활용하지 않더라도 승계의 책임은 사라지지 않는다. 자녀에게 지분을 넘기는 순간, 이미 기업의 미래를 넘기는 것이다. 그 미래가 안정이 될지 혼란이 될지는 준비의 깊이가 결정한다.

이제 경영자는 “나는 가업승계를 하지 않는다”는 말을 다시 생각해야 한다. 자녀에게 회사를 넘길 계획이 있다면 이미 승계를 준비해야 할 사람이다. 지분을 넘기려는 순간부터 세금, 사람, 조직, 브랜드의 문제가 함께 움직인다. 승계는 어느 날 갑자기 시작되는 행사가 아니라 오래전부터 진행되는 과정이다.

백년기업은 우연히 만들어지지 않는다. 제도를 알고, 숫자를 확인하고, 후계자를 세우고, 가족과 조직의 신뢰를 쌓은 기업만이 다음 세대로 건너간다. 한국가업승계협회와 김봉수 박사의 가업승계 무료 진단, 맞춤형 컨설팅, CEO 특강과 후계자 교육은 바로 이 오해를 풀고 첫 점검을 시작하게 하는 과정이다.

이번 칼럼은 앞으로 12주 동안 이어질 가업승계 연재의 첫 문이다. 앞으로 이 연재에서는 가업상속공제, 증여세 과세특례, 상속세 납부재원, 지분과 의결권, 후계자 검증, 가족 합의, 사후관리, M&A와 백년기업 전략까지 차례로 다루고자 한다. 가업승계는 한 번의 결론으로 끝나는 주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다음 칼럼에서는 “가업승계, 지금 무엇부터 점검해야 하는가”를 다룬다. 제도를 활용할 수 있는 기업과 제도 없이 승계하는 기업은 무엇이 다른지, 상속세 납부능력과 지분·의결권·후계자 실행계획을 어떻게 점검해야 하는지 살펴볼 것이다.

가업승계는 선택의 문제가 아니다. 회사를 다음 세대에 넘기려는 순간, 이미 준비해야 할 현실이다.

[칼럼니스트 김봉수 컨설팅학 박사]<br /><div  class=
(사)한국가업승계협회 이사장
한국가업승계진흥원 원장
대한민국 명인(가업승계 컨설팅)
가업·기업승계(M&A)지도사
전)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src=”https://contents-cdn.viewus.co.kr/image/2026/05/CP-2024-0048/image-32052671-2268-4644-ab90-ab00cfa0f141.jpeg”>
[칼럼니스트 김봉수 컨설팅학 박사]
(사)한국가업승계협회 이사장
한국가업승계진흥원 원장
대한민국 명인(가업승계 컨설팅)
가업·기업승계(M&A)지도사
전)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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