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세훈 서울시장이 시장직을 지키느냐 내려놓느냐를 가를 항소심 판단을 앞두고 있다. 1심에서 이미 시장직 상실 기준을 훌쩍 넘는 벌금 1,000만 원을 선고받은 만큼 2심 결과에 따라 오 시장이 처한 상황은 극과 극으로 갈릴 수 있다.
여기에 1심에서는 없었던 새로운 녹음파일까지 법정에 등장하면서 판결을 둘러싼 셈법도 복잡해졌다. 5선에 성공한 오 시장이 추진 중인 대규모 서울시 정책까지 재판 결과와 맞물리게 되면서 서울시 역시 이번 항소심을 예의주시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28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서울고법은 다음 달 2일 오 시장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사건 결심공판을 진행한다. 이후 같은 달 23일을 전후해 항소심 판단이 나올 것으로 전해졌다.

문제가 된 사건은 2021년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로 거슬러 올라간다. 오 시장은 정치 브로커 명태균 씨에게 여론조사를 의뢰한 뒤 후원자인 김한정 씨가 그 비용을 대신 부담하도록 한 혐의를 받는다.
1심에서는 오 시장에게 벌금 1,000만 원과 추징금 2,100만 원이 내려졌다. 재판부는 검찰이 공소사실에 포함한 여론조사 10건 가운데 절반인 5건을 유죄로 판단했으며 김 씨가 대신 낸 2,100만 원 역시 유죄 범위에 포함했다.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벌금 100만 원 이상의 형이 최종 확정될 경우 오 시장은 현직을 유지할 수 없다.
하지만 2심 법정에서는 1심 당시 제출되지 않았던 자료가 새롭게 모습을 드러냈다. 지난 16일 재판부가 법정에서 재생한 것은 2021년 3월 김 씨와 명 씨가 나눈 통화 녹음파일 3건이다. 재판부는 명 씨 진술의 신빙성을 따져보기 위한 탄핵증거로 해당 자료를 받아들였다.

녹음파일에 담긴 내용도 쟁점으로 부상했다. 김 씨가 여론조사와 관련해 오 시장 측의 요구를 받은 것이 아니라 스스로 판단했다는 취지로 말한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오 시장 측은 이 자료가 ‘오 시장의 여론조사 의뢰’와 ‘김 씨의 비용 대납’을 연결한 1심 판단을 흔들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반면 특검팀에서는 녹음파일을 선별해 제출했거나 편집했을 가능성을 제기하며 신빙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오 시장도 녹취를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할 자료로 보고 있다. 그는 최근 인터뷰에서 “명 씨가 법정에서 제가 자기한테 여론조사를 시켰고, 대납을 김한정 씨에게 시켰다고 수십 번 말했는데, 그게 거짓말이라는 게 녹취테이프에서 여러 차례 반복되면서 증명된다”라고 주장했다. 또 “해당 녹취가 법정 증거로 채택됐다”라며 “상당히 유력한 증거가 나왔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이번 판결에 서울시가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이유는 오 시장이 추진하는 사업 규모와도 연결된다. 지난 6·3 지방선거에서 5선에 성공한 오 시장은 ‘글로벌 톱3 서울’을 목표로 주택과 인공지능(AI), 교통, 복지, 산업 분야를 포함한 100대 과제를 진행하고 있다. 해당 계획에는 2030년까지 86조 원 이상을 투입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결국 이번 항소심에서 오 시장 앞에 놓인 선택지는 크게 엇갈린다. 시장직 상실에 해당하는 형이 유지될 경우 대법원 판단까지 사법 절차가 계속될 수 있다. 반대로 무죄 또는 시장직을 유지할 수 있는 수준의 판단이 나온다면 전혀 다른 국면을 맞게 된다.
특히 어느 쪽으로 결론이 내려지느냐에 따라 86조 원 이상이 투입되는 서울시 100대 과제와 남은 임기 운영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여기에 새롭게 채택된 녹음파일을 재판부가 어떻게 판단할지까지 더해지면서 오 시장과 서울시 모두 항소심 결과를 지켜봐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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