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레오 14세 교황이 인공지능(AI)의 위험성을 경고하는 목소리를 ‘사기’로 치부해선 안된다며 실질적인 통제책을 모색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AI 속도 조절에 반대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실리콘밸리 수장들의 주장을 공개적으로 반박한 셈이다.
28일(현지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교황은 프랑스 방문 일정을 마치고 로마로 복귀하는 전용기 기내 간담회에서 AI가 초래할 파국적 위기를 막기 위한 미·중 양국의 역할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
이에 레오 14세 교황은 “우리가 마주 앉아 진지하게 얘기해야 할 문제”라며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을 것처럼 뒤로 물러서서 모른척할 수는 없다”고 단호히 말했다.
교황은 자신이 비이성적인 공포에 빠져 있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그는 “누군가 내게 지금 ‘패닉 상태’냐고 묻는다면 아니라고 답할 것이고 밤에 잠도 잘 자고 있다”며 “내가 진짜 애기하고 싶은 생각은 많은 AI 전문가와 지식인이 제기하는 우려는 진지하게 여겨야 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나는 이번 사안이 일부 사람들이 주장하는 것처럼 재정적이든 혹은 다른 형태든 어떠한 이익을 얻기 위한 가짜 뉴스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못 박았다.
이 같은 발언은 AI 파멸론을 ‘사기극’으로 규정해 온 트럼프 대통령의 기조를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트루스소셜을 통해 “AI와 데이터 센터를 겨냥한 역겨운 음모가 있으며, 이를 기뻐할 유일한 나라는 중국”이라며 기술 패권 경쟁에서의 완주를 다짐한 바 있다.
교황은 앞서 이민자 통제 정책과 중동 분쟁 등을 두고도 트럼프 행정부와 각을 세워왔다.
기술 업계 리더들을 향한 쓴소리도 이어졌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교황은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의 규제 회피 성향을 꼬집었다.
교황은 “엔비디아 수장이 AI에 어떤 ‘가드레일’을 심는 방법을 찾았다고 주장하는 걸 읽었다”면서도 “하지만 그는 아무런 제한을 두지도, 정부 규제를 하지도 말아야 한다고 말한 동일 인물”이라고 짚었다.
이어 “이런 게 바로 우리가 앉아서 대화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문제”라고 덧붙였다.
교황은 광범위한 사회적 연대를 통한 감시체계 구축을 주문했다.
그는 “정치 지도자, AI 리더, 사회단체, 협회가 모여 이미 일어나는 일과 앞으로 일어날 수 있는 일을 계속 점검하도록 해야 한다”며 “단순히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며 눈을 감아버리는 것은 책임감 있는 태도가 아니다”고 비판했다.
다만 비관론에만 머물지는 않았다.
교황은 사태 해결에 대해 “비교적 낙관적”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교황은 “권력이나 누가 고지를 선점하느냐는 차원을 떠나 이 문제에 진정으로 관심을 갖고 살펴보려는 사람들이 충분히 있다고 생각한다”며 논의의 진전에 대한 신뢰를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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